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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6 조회수1,003 추천수2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3월 16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No prophet is accepted in his own native place.
(Lk.4.24)
 
 
제1독서 열왕기 하권 5,1-15ㄷ
복음 루카 4,24ㄴ-30
 
 
어제 제의방에 들어가서 제의를 입고서 미사를 봉헌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었던 복사 한 명이 제게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놀이동산에서 일하시면 돈 많이 버시겠어요.”

순간적으로 이 아이가 왜 이런 말을 할까 싶었습니다.

‘내가 말을 잘한다고 그런 것일까? 아니면 목소리가 좋다고 그런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자전거 많이 타는 것을 보고서 그것도 재주로 생각해서는 말한 것일까?’

아무튼 저는 왜 놀이동산에서 돈 많이 벌 것인지 궁금해서 복사에게 물었지요.

“왜? 신부님은 특별한 재주도 없는데 어떻게 돈을 벌까?”

그러자 그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해요.

“신부님께서는 인사 잘 하시잖아요.”

복사 아이는 놀이동산의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인사 도우미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실 저는 미사 후에 신자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인사를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인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유심히 보았던 복사는 저의 모습이 놀이동산의 인사 도우미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놀이동산에 가면 돈 많이 벌 것 같다고 말한 것이지요.

‘겨우 놀이동산의 인사 도우미로밖에 보지 않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서운하더군요. 그래도 인터넷 안에서 꽤 알려져 있는데, 또한 특강을 가도 이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괜찮은 호응도 얻고 있는데, 우리 본당의 복사 아이에게 비춰진 본당 신부가 잘하는 것은 겨우 ‘인사’ 뿐이었던 것이지요.

하긴 이 복사 아이가 저한테 강의를 들은 적도 없고 저의 책을 읽은 적도 없지요. 그리고 아직 어리니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온 적도 없습니다. 따라서 저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매일 성당에 오면 늘 볼 수 있고, 보통 사람보다 조금 못생겼고 때로는 말도 어눌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특별함을 발견할 수가 없었겠지요. 따라서 복사가 바라 본 저는 단순히 인사만 잘하는 본당 신부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고향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예수님을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의 모습을 보았었다고, 또 예수님의 가족들을 모두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예수님을 판단하고 평가했던 고향 사람들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만으로 예수님을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복사가 미사 때마다 제 옆에서 복사를 선다고 해도 저를 잘 몰랐던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잘못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길을 갈 수 있으니까요.



본성이 평온하고 행복한 사람은 나이 드는 것에 결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젊음도 늙음도 똑같은 짐이다.(플라톤)




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박성철, ‘가장 소중한 사람, 나에게 선물하는 책’ 중에서)

세 친구가 있었다. 이들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세 사람 모두 가방을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메고 있다는 점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어느 마을에 도착한 이들은 여전히 가방을 앞뒤로 메고 있었다. 그 모습이 신기했던지 나이 지긋한 동네 어른이 물었다.

"자네들은 왜 가방을 앞뒤로 메고 있는가?"

그러자 첫 번째 친구가 대답했다.

"제 등 뒤의 가방에는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 베풀었던 친절과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제 가슴 쪽의 가방에는 저를 섭섭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제 가슴 쪽에 있다 보니 자주 보게 되지요."

그들은 다시 길을 떠났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첫 번째 친구가 몹시 지친 듯 주저앉으며 말했다.

"난 더는 못 가겠어. 그냥 여기서 포기할래!"

첫 번째 친구는 그렇게 여행을 포기했고, 두 번째 친구와 세 번째 친구는 여행을 계속했다. 이번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산골 마을에 도착했다. 산골 마을에 사는 청년도 앞뒤로 가방을 멘 그들의 특이한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가방을 앞뒤로 메고 있나요?"

그러자 두 번째 친구가 말했다.

"저의 등 뒤에 가방에는 제가 저지른 실수와 저의 부족함이 들어 있습니다. 잘 안 보려고 하지만 저는 결코 이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가져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앞에 멘 가방에는 제가 나누어준 사랑과 착한 행동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저의 가슴 앞에 꼭 간직하지요. 그래야 저도 잘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도 할 수 있거든요."

그들은 다시 여행길을 재촉했다. 그렇게 얼마를 가다 보니 이제 두 번째 친구가 숨을 헐떡이며 쓰러졌다.

"도저히 안 되겠어. 더는 못 갈 것 같아."

두 번째 친구도 포기하고 세 번째 친구만이 다시 길을 떠났다. 세 번째 친구가 도착한 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가 꿈꾸어왔던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 푸근한 미소로 그를 반겼다. 세 번째 친구의 가방은 특이하게도 앞에 멘 것은 튼튼한데 뒤의 것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미소로 그를 맞았던 사람이 물었다.

"앞에 멘 이 가방은 무엇에 쓰는 가방인가요? 그리고 등 뒤에 메고 있는 가방에는 왜 큰 구멍이 뚫려 있나요?"

"네, 저에게 앞에 있는 이 가방은 너무도 중요하답니다. 저는 늘 앞에 있는 가방을 보면서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앞에 있는 이 가방 속에는 사람들이 저에게 베푼 친절, 따스한 말 한마디, 저를 위로해 주었던 마음 같은 것들이 들어 있거든요. 그리고 이 뒤에 있는 가방에는 제가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다른 사람이 저에게 했던 나쁜 말, 다른 사람이 저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들이 들어 있답니다. 이 가방 덕에 저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떠나온 여행길을 뒤돌아보면서 회상하는 세 번째 친구. 그의 얼굴에는 해거름 녘 저녁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조용히 번져갔다.

그들이 떠났던 여행…….

그것은 '인생'이라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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