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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서로 잡아먹으려 한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4 조회수72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순 2주간 토요일 - 서로 잡아먹으려 한다

 

오늘 식사를 하는 중에 레페브르파(Lefebvre)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레페브르는 주교로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에 반대하여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던 분입니다. 그리고 그가 서품을 주었던 사제들도 교회에서는 파문 되었었습니다.

저도 한 번 오스트리아에서 그들이 하는 미사에 참례한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미사는 라틴어로 사제가 신자들을 등지고 미사를 드렸고 미사에 온 사람들도 수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성체성사 때는 앞으로 나가 무릎을 꿇으면 흰 천을 가슴 앞에 대고 성체 가루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입으로 성체를 영해 주었습니다. ‘공의회 이전에는 이렇게 미사를 드렸겠구나!’하면서 시대를 거슬러 미사를 드리고 온 느낌이었습니다.

공의회는 각 나라말로 미사를 드릴 것을 결정하였지만 그들이 공의회의 결정을 거부하고 그 이전의 전통만 고집하기에 교회에서는 그들을 파문한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베네딕도 교황님께서는 그들의 파문을 철회하고 그들을 교회에 받아들이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미사를 거행하도록 허락하였습니다.

이것에 관해 많은 주교들과 성직자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 공의회에서 주교단이 결정한 사항을 거부하는 단체를 받아들여서 주교단과 공의회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교회 안에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어느 면에서는 교황님께서 당신의 권위를 주교단과 공의회의 권위보다 더 높게 하고 그 이전 교황님이 결정했던 사항을 번복하시며 교황의 권위를 너무 남용하시는 것은 아닌지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도 교회 내에서 이런 반론들이 제기되니 이번에는 그것에 대해 교황님께서 모든 주교님들께 그것을 해명하는 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교회의 모습을 이렇게 강경하게 비판하셨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서로 잡아먹으려 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만히 살펴보면 그들이 그렇게 공의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이 ‘파문’거리는 아니었습니다. 파문은 교회의 신앙에 어긋나는 신심행위를 했을 때에야 정당합니다. 공의회에서 새로 결정된 교의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단지 그 공의회에서 결정한 것은 사목적인 사항들이었습니다. 그 사항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여 교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고 교회의 믿을 교리도 모두 인정합니다. 단지 전례 형태만 다른 것입니다. 공의회 이전 전례를 고집한다고 하여 그들을 파문해야 한다면 그 전까지 그런 전례를 행해왔던 모든 사람들도 문제가 있는 것일 것입니다. 물론 지금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지만 그렇게 쉽게 파문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현 교황님은 신학자시기 때문에 이것을 깊이 간파하시고 그들의 파문을 철회하신 것입니다.

말썽꾸러기 자녀도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엔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탕자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아버지입니다. 그 다음 주인공이 작은 아들의 회개를 반기지 않는 큰 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은 큰 아들로 상징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파들은 자신들이 하느님의 법을 지키며 충실한 아들처럼 산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죄인들이 다시 돌아와 아버지께 안기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하시는 것을 보면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마음은 말썽꾸러기 아들이라도 당신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라십니다.

 

교황님은 이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두 팔 벌리고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이고 그 모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리사이의 모습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런 생각을 하며 저의 모습을 반성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요한이 예수님께 어떤 모르는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것을 금지시키려고 하자 예수님은 그를 그냥 내버려두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다가 돌아서서 당신을 욕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만 한 명이라도 당신 품에 안기기를 원하십니다. 성당 내에서도 넓은 부모의 포용력보다는 서로 잡아먹으려는 모습은 없는지 우리도 반성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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