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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은 예수님 입니다.
작성자유성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2 조회수478 추천수8 반대(0) 신고

 

 

“혹시 당신은 예수님이었던 적이 있나요.”

 

글 제목 부터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하고도 지나쳐 버릴수가 없어 마음을 다잡아 읽어 내려갔다. 역시 그랬다. 벅찬 감동과 회환의 눈물로 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당신은 예수님 인가요? “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데... 마음은 앞서지만....그래도 고마운 글, 감사의 마음과 감동의 마음을 나누어야지. 댓글을 한자락 달았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묵방을 다시 찼았다. 찾은이는 많은것 같은데 감동 받은이는 별로 인것 같았다.

그것을 확인한 나 역시, 왜 그랬지 내가 너무 감상적이었나 하는 느낌으로 조금은 나 자신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과 그 순간의 영혼이 더욱 반짝이었나 하는 마음으로 밤을 지냈다.

 

그러나 아침 첫 기도에서 또다시 “당신은 예수님이었던 적이 있습니까” 하는 메아리가 울려왔다.

 

하느님! 왜지요. 어떤 뜻이었길래 저의 울음보가 터졌지요. 왜 저를 울리셨나요.. 찬미의 기도가 중단되고 한참을 묵상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응답의 말씀이 들려오는듯..

 

“나는 네가 또 하나의 예수가 되길 원한다.

화려하고 거창한 놀라운 예수가 아니고 삶 안에서 아주 사소한 데서, 아주 작은 일에서, 대수롭지 않지만 사랑이 필요한데서 나의 현존을 드러내고 싶다.

"바로, 네가.. 나, 예수가 되어주렴“.

 

그랫군요 주님! 그래서 그 말씀에 내 가슴이 찢어 졌군요. 그러면서 주마등처럼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이었다.

 

사람마다의 그릇이 모두 다르고, 가치관, 삶의 양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느낌이 사뭇 다를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 많은것 중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 공통적으로 가졌야만 하는것이 있을텐데...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조문객 40만명, 온 국민이 함께한 애도의 물결...  참으로 그리스도의 삶을 사신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의 등불로서 훌륭하신 많큼 내 마음의 안타까움 또한 컸던 분.

비록 손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대화 한 조각 나누어 보지 못하고, 행사장 먼 발치에서 뵈온것이 전부라도 그분은 나의 희망이었고 버팀목이었고 위로였었다.그분의 삶을 통하여 사랑과 겸손과 정의의 보배로운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의 어깨도 으쓱해졌고, 역시 가톨릭이지, 교세가 많이 신장 되겠지, 예비자도 늘고 냉담자도 많이 회두하겠고.. 한번 보시오. 가톨릭을.. 이렇게 훌륭한 분이 당신들에게도 있습니까하는 자랑스러움과 거들먹거리는 마음을 가졌었지요.

또 다른 편에서는 그분과 손잡은 이야기, 함께한 인연의 시간들, 자신을 드러낼 숨겨진 이야기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었지요. 그리고 기념관 이야기랑, 회고록 집필, 많은 이야기를 담은 수많은 서적 발간등이 뒤따르고..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닌데.. 무엇인가 가벼이 여겨지는 듯한, 더욱 소중한 것이 스쳐 지나가는듯한 느낌이 맴도는듯....

그래, 진정 소중한 것은 추기경님께서 그리스도의 삶을 사셨듯이 내가 그렇게 살아야하고, 내가 그렇게 살 때 예수님이 현존을 드러낼수 있다는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리스도를 흉내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보다도, 예수님을 닮은 한사람이 삶이 더 많은 예수님을 탄생시킬 수있고 가치로움을 깨우쳐주시고 계시는 것이리라...

 

우리 순교자들의 삶은 또한 그런 시실을 나에게 잘 깨우쳐 주었다. 나도 어렸을적엔 죽지말고 말만 배교하면서 더 열심히 전교하면 될텐데.. 하는 얄팍한 계산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죽지 않으면 그대로이지만 죽어야만 백배, 천배가 된다는 말씀, 그것은 성경속의 말씀이고 현세에서는 죽지말고, 죽는척만 하면서 열심히 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고 하느님께서도 즐기시리라고 융통성아닌 융통성을 발휘했지요.

 

그러나 그분은 저의 삶, 생명을 원하시네요.

고집스럽게도 전혀 여유를 주시지 않고, 지금 바로 저에게 예수가 되라고 하십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어 살기를 원하십니다.

 

어제 성경복음 말씀이 바로 실천의 삶을 말씀하심을 기억합니다. 공허한 외침이 아닌듯 합니다. 아는 것으로 된다면 예수님께서 왜 바보같이 어리석음의 극치가 되어 죽으셨을까요..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로 온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주러온 것이로다”.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는 우리, 시작할 때의 우리의 각오를 새롭게 야물게하여, 이 사순시기 만이라도 예수님 흉내가 아닌 예수님이 되어 보겠다고 마음을 새롭게 한다면, 틀림없이 사순시기동안 죽어버린 내가 이 시기가 끝나는 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것을 저는 믿습니다.

 

“ 당신은 예수님이었던 적이 있습니까.”

 

예수님의 삶을 사는 당신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재주없는 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리며, 주님의 평화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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