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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2일 야곱의 우물- 루카 16, 19-31 묵상/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2 조회수528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부자가 말하였다. ‘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루카 16,19-­31)
 
 
 
 
◆오늘 본문은 구약시대에서 내려온 율법, 특히 가난한 이들을 홀대하지 말라는 하느님 말씀을 환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두 인물이 등장합니다. 죽은 후 상황이 반전되는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라자로는 아브라함 품에 안겨 있고 부자는 마실 물 한 모금 없는 지옥 불에 던져져 있습니다. 부자는 이런 정황을 자식들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이에 대한 성경의 답은 아주 명확합니다. 모세의 십계명을 비롯해 뭇 선지자들의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느냐는 것이지요. 이미 가르침이 있었음에도 그것을 듣지 않은 결과가 바로 부자의 운명이란 것입니다.

결국 이 말씀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아주 소박하게 재삼 힘주어 말하는 메시지로 들립니다. 누군가가 우리 삶 속에서 예수님이 함께하는 자리는 다음 세 곳 뿐이라고 하더군요. 하나는 두세 사람이 그의 이름으로 모인 곳이고 다른 하나는 성찬례의 자리이며 마지막 하나는 지극히 작은 자에게 베푼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본문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나에게 행한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부자와 거지 라자로로 대변되는 사회인 것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이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점점 벌어지는 현실이 고통스럽습니다. 사순절 기간을 보내는 우리는 지금 부자의 절규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고통 받는 곳으로 그들이 오지 않게 하소서’.
이정배 목사(감리교 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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