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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예수가 아니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2 조회수93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사순 2주간 목요일 - 나는 예수가 아니다

 

청년 레지오를 할 때였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우리들은 그 집에 가서 밤새 연도를 바쳤습니다. 그런데 가족 간에 싸움이 붙었습니다. 물론 가족들은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히 한 아저씨가 고의로 싸움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그 분을 집 밖으로 데려나와 싸우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막무가내였습니다.

계속 들어가 싸움을 벌이려고 하자 저도 힘으로 그 분을 못 들어가게 막았습니다. 그 분은 힘으로 우리를 뚫고 들어갈 수 없음을 깨닫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예수가 아니야.”

예수님 이야기를 그 분에게 한 적이 없는데도 그 분은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것을 아시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과 다르게 살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였습니다.

 

정말 희한한 것은 이런 말을 신앙인들도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앙이 매우 투철한 분이라고 자부하시면서도 행동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신부님을 한 분 압니다. 그래서 가끔 선배 신부님이지만 그런 행동들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멀다고 충고를 해 드립니다. 그러면 여지없이 “난 예수님이 아니야.”라고 대답하십니다. 마치 예수님처럼 되는 것은 교만한 것인 양, 혹은 예수님은 인간의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인 양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그 분과 한 몸을 이룬다고 믿습니다. 그 분과 한 몸을 이루어야만 구원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과 한 몸이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성체를 영해도 그분과 한 몸은커녕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성경 말씀대로 사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렇게 살라고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말씀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면 어떠한 기적도 그 사람에겐 소용없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오늘 예수님은 거지 라자로와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거지 라자로의 비유를 들려주시지만 사실 주인공은 부자이고 예수님은 그를 통해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바로 오늘 복음말씀의 부자에 해당합니다. 그들은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따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따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만약 성경말씀대로 살았다고 한다면 거지 라자로를 그렇게 비참하게 살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성경말씀은 절대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고 이기적으로 먹고 즐기라고 가르치지 않고 구약에서조차도 약자를 보호하고 도와주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는 지옥에 갑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라자로를 살려내어 자신의 형제들은 자신처럼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청합니다. 겉으로는 형제를 사랑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형제가 지옥에 떨어지게 되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자신 때문에 구원받게 된 사람들 때문에 더 행복하게 될 것이고 지옥에서는 자신 때문에 지옥에 오게 된 사람 때문에 더 고통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대답을 들어보십시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비유말씀에서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는 것은 이 비유말씀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라자로’라는 이름을 그냥 사용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라자로를 죽음에서 불러 살려내십니다. 그러나 역시 바리사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즉, 성경을 믿지 못하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혹 우리들도 겉으로는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은 ‘나는 예수님이 아니니까.’라는 식으로 넘겨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성경 말씀을 먼저 믿지 못하면 어떤 기적이 일어나도 나의 삶을 바꿀 수 없습니다. 신앙인은 먼저 성경을 믿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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