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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 여인의 자식 사랑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9 조회수61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두 여인의 자식 사랑 - 윤경재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루카 6,36-38)

 

 로마시대에 자식 사랑으로 이름을 떨친 두 여인이 있었습니다. 한 여인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성녀 모니카입니다. 그녀는 이교도인 남편과 못된 성질의 시어머니 그늘에서 갖은 구박을 당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배교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봉양하여 결국 그리스도 교인으로 세례를 받게 하였습니다. 또 마니교에 빠져 방탕한 생활로 젊은 날을 허비하였던 아들을 위해 끈질기게 회개하기를 권유하였고 아들의 세례를 위해 13년간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그 절절한 사연은 아들이 쓴 고백록 내용 중에 실려 있습니다. 언제나 자식을 신뢰하고 용서하였으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몸소 기도하는 모범을 보였습니다. 모자는 뛰어난 설교가이자 올곶은 신앙인인 암브로시오 주교를 영적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그럼으로써 인류 정신사에 뛰어난 인물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키워냈습니다.

  다른 여인은 악명 높은 네로(54-68) 황제의 어머니 小 아그리피나입니다. 그녀는 클라우디우스(41-54) 황제의 조카딸이자 네 번째 부인으로 음모에 능했으며 권력지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자식 사랑에도 강박적일 정도로 집착했습니다. 첫 남편 소생인 네로를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양자로 입적시켰습니다. 자기 모순적 삶을 살았던 현학자인 세네카를 아들의 가정교사로 들일 정도로 교육에도 힘썼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들을 황제로 즉위시키고자 남편을 독살합니다. 그녀는 이미 아들을 위해 두 번째 남편도 독살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네로 황제는 지나친 어머니의 간섭에 질려 어머니를 죽이기로 작정하고 구멍 난 배로 여행을 보냅니다. 간신히 목숨을 구했지만 결국 아들의 명령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이 두 여인의 생애는 오직 아들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전혀 달랐습니다. 성녀 모니카는 자비와 인내와 용서와 기도로 한 평생을 바쳤으며 그 바탕에는 하느님을 따르려는 갈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아들을 신뢰하였으며 긍정하였습니다. 아그리피나는 아들의 성공을 위해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손녀라는 자신의 혈통과 모든 권력을 이용하였습니다. 교활한 음모와 두 남편을 독살하기까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함을 보였습니다. 매사를 자기에게 맞추려들었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삶뿐만 아니라 두 아들의 생애도 천양지차를 보였습니다. 한 분은 성인으로 추앙받으며 인류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한 사람은 폭군으로 성격 파탄자라는 오명을 받고서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역사의 부끄러움으로 지탄받았습니다.

  두 여인은 ‘자신이 되질한 그 되로 되받은’ 역사적 실례를 여실히 보여주며 산 것입니다. 저는 어떤 되로 되질하며 살아가는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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