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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웃음이 아니라, 슬픔을 삭이는 울음이다.
작성자김경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9 조회수590 추천수5 반대(0) 신고

 

" 이 시대의 아버지 들 "

 

 

얼마 전, 기러기 아버지가 자취방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일이 있습니다.

오로지 자식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허리가 휘도록 뒤치다꺼리해 주고, 가족과 떨어져

빈 하늘을 벗 삼아 그리움을 달래던 아버지가....

 

어찌 보면 이 시대 아버지는

모두가 기러기 아버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함께하지 못하는 외톨이 아버지.

아버지는 가정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은 있으나,

정작 아버지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없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도

식구들의 관심 속에 제 자리가 있는데 말입니다.

가족이 필요할 때만 아버지가 있을 뿐,

아버지는 그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전쟁터로 나아갑니다.

우렁찬 나팔 소리도, 깃발도 없이 발뒤꿈치를 들고

살살 조용히 잠긴 문을 살며시 따고 나갑니다.

식구들 잠이 깰까 봐...

 

일터에 앉자마자 밀려오는 적군들...

하루 종일 주어진 일에 또 윗사람에게와 아랫사람에게

그리고 거래처 사람들과 지지고 볶으며

싸움을 치릅니다.

 

가족들 꿈을 등에 짊어져, "예" 할 때 제대로 "예-"하지 못하고,
 
"아니오" 할 때 당당하게 "아니오-"

하지 못하며 속 끓이며 전쟁을 치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소용이 닿는 것을 마음대로 사지 못합니다.

아내의 뭐가 걸리고,

자식 뭐가 눈에 밟혀서

꺼냈던 지갑을 주머니 깊숙이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는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이 돈이면...

 

괜찮아, 잘했어.

허허허---

아버지 너털웃음은

웃음이 아니라

슬픔을 삭이는 울음이다.

 

아버지 너털웃음은

자식들 앞에서

당당함을 보여

자식들 걱정 끼치지 않으려

만들어 낸 아버지의 슬픈 웃음이다.

 

괜찮다니까, 애비 걱정 마

허허허

벌써 다 컸구나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을

웃음 속에 늘 간직한다.

 

아버지 너털웃음은

서운함을 묻어두고

외로움을 달래는

슬픔을 웃음으로 웃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웃음이다.

 


 

 

아버지는 그저 평안한 가정을 위한다면 고통스럽고,

슬픈 얼굴 위에 뻔뻔하게 웃는 가면을

마다 않고 쓰곤 합니다.

 

자식을 위해, 가정을 위해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 가는 그런아버지. '명예퇴직'이다,

'구조 조정'이다, '합병'이다 하여 이 시대 아버지는

어디 제대로 서 있데가 없습니다. 

막상 서있다 하더라도 살얼음판에 서 있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아버지께 "안녕히 다녀오세요",

"힘드셨죠", "고맙습니다" 라는 말로 다정하게 인사해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의 어깨는 훨씬 가벼워지고

무거운 마음은 눈 녹듯 녹아 더 많고,

더 큰 일 해 낼 것입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실로 아버지로서 그 자식을 자식으로 보살피지 아니하며,

자식으로서 그 아버지로 모시지 아니하면

그 어찌 세상에 나설 수 있으랴?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상에는 그렇게 옳지 않은 부모는없을 것이다. 

비록 아버지가 인자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자식으로서는 효도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동몽선습 (童蒙先習)>

 

물질이 앞서 가는 요즘, 짐작하기가 어려운 말씀이다.

 

ㅡ  김원석 님의 글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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