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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 공석 신부님의 강론(연중 6주일. 2019년 2월 17일)
작성자강점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5 조회수2,610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6주일. 2019217.

루가 6, 17. 20-26. 예레 17, 5-8.

 

오늘 복음이 행복하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   “지금 굶주리는 사람”,  “지금 우는 사람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때문에 박해받는 사람'그리고 복음이 불행하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앞에 나열한 처지에 반대되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불행을 선언하지는 않으셨습니다불행선언은 앞의 행복 선언을 뒤집어서 한 번 더 강조하기 위해 초기신앙인들이 첨가하여 남긴 것입니다. 그것은 그 시대 유대인들의 화법(話法)이었습니다행복선언은 하느님이 축복하신다는 선언입니다그 선언의 대상인가난한 이,  굶주리는 이우는 이또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는 모두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아 현재 불행한 이들입니다그러나 하느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고 축복하신다는 것이 오늘 예수님이 선언하신 내용입니다.

 

오늘 불행선언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모두 이 세상에서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입니다부유한 이배불리 먹고 지내는 이웃고 지내는 이또 모든 사람들로부터 칭찬 듣는 이이런 이들은 우리가 부러워하는 대상입니다우리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고자 노력합니다흔히 보람 있는 삶이라고 일컬어지는 처지의 사람들입니다그러나 우리 삶의 최대 보람을 그런 것 안에서 찾을 수는 없습니다그런 것은 길가에 잠시 피었다 시들고 없어지는 꽃 한 송이의 환상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가난하게,  배고프게,  울면서또 남의 비난을 받으면서 불행하게 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다른 사람이 부유한 것,  웃고 행복한 것잘 되는 것을 곱게 보아주지 못하여 하는 말도 물론 아닙니다복음은 현재 자기가 소유하고 누리는 것으로 말미암은 집착과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권합니다그런 집착과 환상은 우리의 시선을 우리 자신 안에 멈추어서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과 함께 있어 행복한 것도 자기 자신 넘어을설 줄 알 때 가능합니다자기가 가진 것먹는 것사람들의 칭찬 등에 심취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도, 친구가 되어 살지도 못합니다자기의 일에 골몰한 나머지 이웃을 사랑하지도이웃과 함께 있지도 못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한 사람만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은 하느님이 자기 안에 살아 계시게 하지 못합니다오늘 복음은 그런 사람을 불행하다고 선언합니다.구약성서에 모세는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함께 계심을 실천하며 살라고, 십계명(十誡命)이라는 지침(指針)을 주었습니다자기 한 사람만을 소중히 생각하는 장애(障碍)를 벗어나서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면서 살라는 지침이었습니다.

 

그리스도신앙은 그런 삶에로 우리를 초대합니다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깨닫고 그분을 중심으로 살자는 초대입니다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살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배려와 사랑이 우리를 감싸 주었기 때문입니다그 배려와 사랑 안에 하느님을 보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우리는 셩장하면서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힘들여 공부도 하였고일도 하였습니다. 성공도 있었고실패도 맛보았습니다우리는 이웃으로부터 부당하게 견제(牽制)를 당하기도 하였고외면(外面)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러는 와중에 우리는 터득하였습니다현명하게 사는 길은 남과 경쟁하여 이기는 것이고재물을 소유하고 남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있습니다실없는 말이지만남을 제압하는 입장에 있지 못하면, 억울한 일을 당해도 감내하라는 말입니다우리는 여념 없이 우리 자신을 계발하는 데에 열중해야 했습니다그러면서 우리의 시선은 우리 자신만을 확대해서 보도록 조절되었습니다.

 

그리스도신앙은 자기를 중심으로 한 좁은 시야(視野)를 벗어나 하느님의 넓은 시야 안으로 들어오라는 초대입니다새로운 시야 안에서 산다는 것은 새로운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물입니다묵은 것은 지나갔습니다보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고린 5,17).  바울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새것이 되었다는 말은 그리스도신앙인은 새로운 시야에서 새로운 실천을 한다는 말입니다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열린 새로운 시야는 하느님의 것입니다자기 한 사람 부요하고 배불러서자기 한 사람 즐거워서자기 한 사람 칭찬 들어서 행복하다는 수준을 벗어난 시야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시야 안에 요구되는 실천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셨습니다그 새로운 실천은 가난과 굶주림과 슬픔을 당하여도, 그것을 최대의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넓은 시야에서 자기가 할 바를 찾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신앙인은 가난하고 굶주렸다고, 재물을 얻기 위해 혹은 배부르기 위해 아무 짓이나 하지 않습니다조금 더 많이 갖고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남을 속이지도 않고, 강자 앞에 비굴하게 행동하지도 않습니다곡학아세(曲學阿世)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배운 바를 왜곡하고 사람들에게 아부하여 잘 살아 보겠다는 자세를 의미합니다신앙인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산다는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은 자기 한 사람 즐기기 위해또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 아무 짓이나 하지 않습니다그리스도신앙인은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하느님의 행동 방식을 따릅니다예수님은 대제관이나 로마 총독을 기쁘게 하기 위해 살지 않으셨습니다예수님은 강자(强者)로 군림하며 사람들의 찬사(讚辭)를 받지도 않으셨습니다예수님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돌보아주셨습니다바울로 사도는 앞에서 인용한 구절에서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읽어내어 그것을 실천하는 새로운 사람이라는 말입니다하느님으로 말미암아 열린 새로운 시야 안에서 하느님의 일을 실천하는 새로운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시야 안에서 살면 하느님의 일을 실천합니다.  불쌍히 여기고 돌보아주시는 하느님의 일을 실천합니다자기 한 사람 부유하고배부르고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듣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지 않습니다신앙인은 부유하지 말고배부르지 말며, 사람들로부터 늘 비난만 받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물론 아닙니다. 자기 한 사람 부유하고배부르고즐거울 것만 찾아 헤매다가 끝나는 허망한 인생을 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 런 인생은 타버린 재와 같이 한때의 환상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남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로 들은예레미야서는 말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는...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우리가 뿌리 내리는 강은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이고, 우리의 실천은 그분의 축복과 은혜로우심을 개울 같이 흐르게 합니다.

                                                             서 공석 신부님의 강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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