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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루카 5,7-8)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6 조회수1,585 추천수1 반대(0) 신고
시몬 베드로의 태도 (루카 5,7-8)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제 소견으로는 고기가 두 배에 가득 채워지게 잡히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주님, 제발 저의 곁을 떠나지 말아주십시오."라는 표현이 옳지 않은지요?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왜 떠나 달라고 했으며, 갑자기 죄 많은 사람이라는 말을 했을까요? 사실 이해가 잘 안 갑니다.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늘 궁금하신 내용을 조금 쉽게 이해하시는 방법은 루카복음 5장 이전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조금 쉽게 이해가 되실 수 있는 장면입니다. 마르코나 마태오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시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루카 복음서에서는 그 부분 없이 바로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후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시면서 나자렛에서 희년을 선포하십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고 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쳐 주시는 장면을 통해서 아,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모으셨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베드로 사도를 비롯해서 다른 열두 제자들이 이미 예수님을 따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인데 사실 베드로를 비롯해서 열한 사도들이 처음부터 예수님이 메시아시라는 부분에 대한 100%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느냐 하면, 베드로가 루카 9,21에 가서야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제자들은 예수님을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5 참조) 하며 예수님을 아직 "스승님"으로 호칭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아직 제자들이 예수님을 그저 훌륭한 랍비로 생각하고 따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열두 사도들이 예수님을 따를 때에 예수님이 메시아시라는 걸 믿기는 했으나 그 믿음이 겨자씨 정도로 작았고, 그랬기에 아직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지 않고 "스승님"으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함께 먹고 자고 하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기적들을 체험하고 뭐 그러면서 그 믿음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러한 이해 안에서 지금 베드로의 믿음이 어느 정도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오늘 궁금해 하시는 장면입니다. 그러니까 고기잡는 데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실력자였던 베드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가 모르지만 당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그물로는 낮에는 절대로 물고기를 잡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밤에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그물로 고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바다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시는 분이 그것도 대낮에 "깊은 데로 저어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니 이게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베드로는 스승님의 말씀에 따랐습니다. 그러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습니다. 곧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일로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일로 일어난 것은 사람의 능력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걸 베드로 사도는 느꼈다는 것입니다. 곧 베드로 사도는 물고기를 많이 잡는 기적 이전에는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스승님"이셨던 예수님의 말씀대로 깊은 데로 저어 나가 그물을 내리자 어부 생활 수십년 아니, 그동안 그 호수가 있었던 이래로 단 한 번도 낮에 물고기가 잡힌 적이 없었는데, 스승님이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하였더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물고가 많이 잡힌 걸 보고, 그때서야 스승님이 바로 "주님"이심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곧 주님이신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알아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앞에 어떤 인간이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베드로 사도는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듯이 죄 없으신 분 곁에 죄 많은 인간이 함께 나란히 서 있을 수 없다는 그런 고백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내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곧 이제부터 완전한 제자단이 갖추어진 것으로 보셔도 좋으실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전까지는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부르고 따랐던 제자들이 이제는 "주님"으로 고백하며 따르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는 것은 신 앞에 인간이 자세를 낮추고 엎드려 경배하는 모습으로 이해하시면 되실 것입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성경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방법 중에 한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성경이 베드로 사도의 이름을 한 가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루카 5장의 경우를 보시면 5장 3절에서는 '시몬'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시몬'이라고 하셨고요. 그런데 8절에서는 '시몬 베드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9절에서는 '베드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시몬, 시몬 베드로, 베드로.


왜 이렇게 다르게 부르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깨달은 것은 베드로 사도의 영적 성장의 단계에 따라 그렇게 표현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부를 때에는 '시몬'으로 불리고 있으며 베드로 사도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고 놀라서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렸을 때에는 '시몬 베드로'라고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나서는 '베드로'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곧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알아본 이후 '베드로' 곧 '반석'이 되었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적 성장에 따라 그렇게 베드로의 이름을 다르게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복음서를 읽어보시면 아주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이해 안에서 요한복음 21장 15절 이하를 읽어보시면 아주 흥미롭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시몬 베드로, 베드로, 스승님,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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