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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0 조회수562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6주간 금요일 -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람은 대부분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 것이 싫어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는 인간관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니 내가 아무리 잘 해 주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잘 해 주는데 왜 나를 싫어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성경말씀대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 사랑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나의 사랑이 부족한 것 같아서 모든 에너지의 98%를 그 사람을 위해 썼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결국 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

‘그 에너지를 다른 사람을 위해 썼었다면...’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도 너희를 사랑하지 않겠다.’라는 말과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영원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본질이 사랑이신데 어떻게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당신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실 수 있을까요?

 

어느 날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을 한 잔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들이 몇 더 들어왔는데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다른 지방에서 올라온 조직폭력배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술 마시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에서나 보아오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보스는 포장마차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가끔 소주병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니 옆에 있던 급이 낮은 사람들은 얼른 자신들의 술잔을 비웠습니다. 보스는 그냥 보지도 않고 아무 곳에 술을 부었습니다. 졸병들은 술을 따르는 곳에 재빨리 술잔을 갔다대어 술을 받았고 넘치기 전에 약간 잔을 들어 올려 따르는 것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차례 보스는 다른 곳을 보며 본인이 원하는 곳에 술을 부었고 그 때마다 졸병들이 잔을 갔다대며 술을 한 방울도 바닥에 흘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스가 주는 술을 흘릴 수 있겠습니까? 사회에서도 웃어른이 따라준 술을 다른 곳에 붓거나 버린다면 큰 실례가 됩니다.

 

은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은 은총을 낭비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은총은 성령님의 선물이고 거룩하고 고귀한 것입니다. 그것들을 아무에게나 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은총을 받을 만큼 자신을 비운 사람에게 그 비운 만큼만 은총을 주십니다.

은총은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그 사람이 받을 만큼만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사랑을 흘려버리거나 낭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받아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사랑을 주실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 사랑을 왜 받아주지 않느냐며 그 한 사람에게 온 사랑을 쏟아 붓지는 않으십니다. 더 합당한 사람을 더 사랑해주십니다.

 

따라서 우리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도록 모든 에너지를 그 사람에게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준비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며 받아들이는 만큼만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에너지는 나를 원하는 사람에게 더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도록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과는 다릅니다. 사랑은 하되 그 사람을 위해 나의 소중한 에너지를 소진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사랑해야 할 많은 사람이 주위에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그 사람에게 묶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냥 내버려두십시오. 받아들이겠다면 언제든 사랑할 준비를 하되 그 사람에게 묶여서는 안 됩니다. 그냥 내버려두십시오. 그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고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무엇이든 좋은 것은 그 사람이 받을 만큼밖에는 줄 수 없는 것입니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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