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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김수환 추기경님 가시는 풍경 & 사진 한 장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0 조회수648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김수환 추기경님 가시는 풍경 & 사진 한 장
                                                                                               이순의
 
 
 
 
 
 
사람이 살다보니
면목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잘 사노라고 사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성당에 열심히 다니는 것도 허울처럼 여겨지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 것조차 부끄럽게 느껴지고
산다는 것이 죄스러워
성당도 싫고
기도도 싫고
다 싫었더라.
 
작은 인생 길 가는 사람도
하찮은 고뇌로
식욕을 잃고
재미 없어라 하는데
큰 어른께서
세상 짐 다 지시고
얼마나 많은 사랑의 아픔으로
못 이룬 잠을
쓰디 쓰다 하셨을까?!
이제야
잠 좀 자보겠다고 누우시니
일어나지 않고
영원히 잠만자시겠다 하신다.
 
 
 

 

이 설명서는 무용지물이 되었어도

준비했으니 첫눈에 든다.

그래도

줄선 꼬리찾기가 더 어려웠으니

약도보다

꼬리 따라가다 보면

큰 어른 누워계시더라.

 

 

 

5일동안!

 

 

명동에 가면 제일 눈에 잘 보여서요.

 

 

 

큰 어른께서 가신 소식도 잘 보이게.

 

 

 

바글바글!

조용조용!

평화평화!

 

 

 

저도

썼습니다.

이순의 제노베파.

 

 

 

워째

슬퍼보이지가 않고

 

 

 

 

워째

잔치 같습니다.

은경축 금경축

그런거 말고

하늘나라에 입성하시는

그런 잔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성당도 그대로고

잔치의 현수막도 그대로고

수 많은 사람들도 모여들었는데

어른께서는 잠만 주무시니!

 

 

 

세상에 빛

이웃에 사랑!

큰 어른께서 주신 메세지를 걸어 놓은 줄 알고 보았더니

큰 어른 가시는 길에

불 밝히시느라고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공급해 주시는 문구가

이었습니다.

세상에 빛

이웃에 사랑!

 

 

주님의 제단에서

수 없이 많은 수도자들의 봉헌을 받으셨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길에서도

봉헌의 도움을 받으시는!

 

 

문화관람은 중지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살과 피가 나누어지는

성전이 되어

주님을 따라 가리지 않고 자리에 앉았던 군중들 처럼

큰 어른을 따라

가리지 않고

앉았습니다.

 

 

 

종탑에 걸터 앉은

겨울 해님도

잠시 머물러

연도소리

합창하고

 

 

 

가시관을 쓰신

저기 저 돌조각 예수님은

기억하고 계실까요?

발자국 하나까지도!

 

 

 

길 건너에는 경찰들이

길 이쪽에는 봉사자들이

제 때

밥이나 드시는지요?

제 때

화장실이나 가시는지요?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

그 사랑이 참 어렵습디다.

너무 어려운 숙제 주시고 가시네요.

 

 

 

대통령도 오시고

우리는 상주이니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손님께서는

조심해서 다녀 가십시오.

 

 

기자!

저는 기자분들을 찍은

또 기자.

 

 

 

누가 저 사람들을 불렀습니까?

누가 저 사람들더러 오라 했습니까?

 누가 저 사람들에게 모이라 했습니까?

 

 

명동의 대성당도 가득

소성당도 가득

문화관도 가득

수녀원도 가득

가톨릭 회관 대강당도 가득

아래 우리농!

가득 가득

가득 가득

미사 중!

 

 

 

지난 날의 기억을 보러

줄 서면

기도 먼저 해야 합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을 위한 기도

 

 

 

기억해 봅니다.

그 사랑의 길을

,,

,,

,,

 

 

 

마지막 선물은

가슴 뭉클한

할아버지의 미소 한 모금!

 

 

지상의 우리 교회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신

큰 어른께 해 줄 수 있는 보답!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가보로 남겨진 사진 한 장!

 

왼쪽의 노랑 우주복을 입은 아가가

저희 아들입니다.

석촌성당 신축 축성식에 오신

추기경님의 눈빛과 아가의 눈이

삐리릿 하고

통하는 장면이 잘 찍혀져 있습니다.

친필 저 사인은

저 아가가 커서

열세 살이 되었을 때

아빠의 견진성사에 오신 추기경님께

<이 아가가 이만큼 컸습니다.>라고 인사 드리고 받았습니다.

가보가 되었네요.

 

 

 

 

 

연속

홍인수 신부님께서 가시고

명절 지내고

시 작은 아버님 가시고

선산에 다녀 오고

큰 일을 겪게 되니

.

.

자책감에

힘겹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 하리요?

차암

부럽습니다.

아버지의

부르심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다면

결코

겪어 감당해내지 못하셨을 삶을

기꺼이 견디어 살아 오셨음을

알고 있다지만

그래도 부럽습니다.

어른께서 가시는 길이 부럽습니다. 

나약한 죄인으로 사는 여식의 입장은

한없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남은 제 반 평생이

걱정입니다.

인도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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