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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례방 언덕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1 조회수482 추천수8 반대(0) 신고
 
 
 

명례방 언덕 - 윤경재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마르 9,2-10)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주님 품에 들어가신지 꼭 엿새가 되었군요. 이제 주님 대전에서 어떤 마전장이도 지을 수 없는 은총의 흰옷을 갈아입고서 이 겨레 이 땅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겠지요. 그렇게도 바라셨던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시려 애쓰시겠지요. 이 땅에서 마지막 남은 육신의 껍질로도 사랑의 은사를 펼쳐 보이신 능력이라면 무엇인들 이루지 못 할 일이 있겠습니까?


 당신의 죽음마저 쳐 이기시고 기쁨과 감사와 행복을 우리 가슴에 깊이 심어주고 가셨군요. 죽음의 세력도 당신 앞에서는 낯부끄러워 짐짓 외면했더이다. 우리는 그 틈을 타고 명례방 언덕에 드리운 구름 속에서 꿈같은 나날을 보냈나이다. 오늘 주님 변모 복음을 읽으며 당신께서 보여주신 마지막 사랑의 은사를 평생 잊지 않고 살겠나이다.



명례방 언덕

  - 김수환 추기경님 영전에

 

 윤경재

 

처음으로 말씀의 씨앗을 뿌린

나지막한 명례방 언덕이

오늘 이렇게 높이 솟아올라

온 천지를 굽어보네

살아서는

보지 말아야할 꼴이지만 하나라도 잃을까

눈 한번 편히 붙이지 못 하시더니

명례방 언덕에 누우셔서는

만천하에 손님들 찾아오시면 먹이시라

기쁨의 따뜻한 밥을 지어놓으셨네

아무리 퍼 나누어도 줄지 않는 은총의 샘물을

메말라 갈라진 겨레에게 축성하여 뿌리시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머리 쳐든 어리석음에게는

겸손의 지혜를

더는 내려갈 데 없어 허공만 쳐다보는 퀭한 눈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꽉 막혀 답답하고  무너져 아픈 마음에게는

가야할 데를 손수 이끌어 주셨지

백성의 깊은 수심을 재려면

무릎이 썩어도 직접 못 속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 땅 구석구석을 불 밝히고

낮고 높은 구릉 누비지 않은 곳이 없었네

마땅히 가야할 걸음이 어딘지 가리키며

앞장서서 가시네

앞장서서 오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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