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열과 십자가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1 조회수452 추천수9 반대(0) 신고
어제 오후부터 이유없이 열이 나기 시작했다. 사지가 아프고 열에 들뜬 몸을 주체할 수 없어 침대에 눕고 말았다. 그동안 잘 버텨 오던 몸이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아우성치다가 급기야는 열이란 물리적인 놈으로 몸 밖으로 표출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잘도 버텨 왔지. 몸도 마음도. 언제나 강한 듯 내 몸을 아끼지 않았고 내 마음 역시나 슬퍼도 슬프지 않는 척, 아파도 아프지 않는 척, 상처 받아도 상처 받지 않는 척,  대범한 척, 강한 척...나는 얼마나 척을 하며 살아 왔는지 모른다.
 
내 몸이 먼저 반란을 시작했다. 이제 좀 쉬라는 메세지를 보내오는 듯하다. 그리고 몸이 아프니 그동안 참고 있던 마음 속의 불만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 난다. 너 슬픈데 왜 안 슬픈 척 하냐고, 너 서운한데 왜 서운하지 않는 척 하냐고, 너 그동안 마음 힘들었는데 힘들지 않는 척하냐고...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이 부끄러운 감정들이 내 몸의 열과 함께 쏟아져 나오니 나는 당췌 고개를 들고 있을 수가 없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냥 숨어 버린다.
 
내 삶은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나오는 내 십자가는 바로 나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말이다. 
 
'나'라는 십자가를 내가 끌어 안고 사랑하며 가야 하는데 이 '나'라는 십자가가 가끔은 힘겹다. 던져 버리고 싶을 때도 많다.
 
그동안 주님 당신의 도움으로 잘 안아 버티고 함께 왔음을 압니다. 제게 더 큰 힘을 주시옵소서. 몸의 열기도 시간이 가면 가라 앉듯 제 마음의 열기도 가라 앉혀 주시옵소서.
 
추기경님 가시는 길에 이렇게도 나의 생각에만 가득차 있는 저를 용서하소서. 한국에서 전해 오는 큰 사랑의 열기로 어지러운 제 마음의 열도 없애달라 청합니다.
 
오늘은 밝은 모습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몸살이 나으면 마음도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평화로운 날 되세요.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너무 급하게 달려 왔나 봅니다. 쉬고 오겠습니다.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