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어서 오 너라, 내 사랑하는 바보야!"
작성자유웅열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3 조회수466 추천수4 반대(0) 신고
 

“어서 오 너라, 내 사랑하는 바보야!”

                   

사랑하고 존경하는 추기경님!


추기경님을 존경하고

흠모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놀랐습니다.


교우들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의지하던 아버지 같은 분을

잃은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추기경님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밀려드는 인파가

끝이 없이 성당으로 빈소로 모여와,

 

몇 시간씩 기다리며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지난 2년 여 동안 추기경님이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 하시고 급속도로,

 

체력이 약화되시다가

7개월 전부터는,


갈수록 모습이 초췌해 지셨기에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화장실만은 당신 힘으로 가시려던

마지막 자존심마저 포기하시고

당신 몸을 온전히 내 맡기셨습니다.


저는 이런 추기경님을 뵈면서

하느님께 투정 섞인 넋두리를 늘어놓았습니다.


“우리 추기경님이,

무슨 보석할 것이 그리도 많아서

이렇게 길고 고난을 맛보게 하십니까?


주님!

이제 그만하면 되시지 않았습니까?

우리 추기경님 좀 편히 쉬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추기경님의 고난이 왜 필요했는지를!


지금 추기경님은

당신의 투병생활과 죽음을 통하여,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으로

깜깜하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기 시작하셨습니다.


특히 도산과 실직,

절망과 불안의 골짜기를 걷고 있는

모든 어려운 이들이,


추기경님의 생전의 가르침과 행적에

희망을 찾고 용기와 힘을 얻으면서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명동으로 전국의 성당으로 모여왔습니다.


추기경님의 고난이 있었기에

추기경님의 부활은 이미 시작 되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이 세상에 살아 계시며

여러 곳에서 말씀하셨을 때보다,


지금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추기경님 말씀을 음미하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추기경님은 젊은 시절부터

간직하신 한 가지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복음을 말로써 가르치는 것보다,

 

그들 곁에서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하시는 것 이었습니다.


주교직에 오르고 추기경에 오르시며

그것이 점점 더 어려워 졌습니다.


그래서 당신 영혼의 밑바닥에서

누구보다도 당신 자신에게 큰 빚을 지고

사셨습니다.


연세가 높아지신 다음에는 도저히 그 빚을

갚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요 모양 요 꼴”이라고 탄식하시고,

당신 자신에게

“바보야!”라고 읊으셨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추기경님! 저는 믿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어서 오 너라, 내 사랑하는 바보야!

그만하면 다 이루었다!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평안히 가십시오!

추기경님!


많이 아껴주셨던

강 우 일이 인사드립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오늘의 묵상:


故 김 수 환 추기경님께 드리는

고별사를 들으면서 참으로 구구 절절히

추기경님의 선종을 애통해 하며,

그분을 추모하는 심정을 공감하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과 소외되어 있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면서,


삶에 대한 의욕을 일으키고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