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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너와 매니저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8 조회수430 추천수3 반대(0) 신고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의 황금 알을 낳아주는 거위의 배를 기어이 갈라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 인간의 속성입니다.

귀한 것으로 둘러주면, 그에 대한 감사와 감격은 잠시, 오히려 그 권한과 권리에 도전하여 아예 자신의 것으로 삼고 말겠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입니다.

 

농부는 수확의 일부를 바치기로 하고, 포도원을 빌렸습니다.

주인은 수확철이 되자, 소출의 일부를 받아오라고 종들을 보냈으나, 포도원의 농부들은 주인이 보낸 종들을 때리거나 돌로 쳐서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다시 다른 종들을 보냈으나 이번에도 똑 같은 짓을 했습니다.

마침내, 주인은 자신의 아들은 존중해 줄 것이라 믿고, 아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악한 농부들은 이는 상속자이니 죽이고, 포도원을 가로채, 아예 자신들의 것이 되게 하자며,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어 죽였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에 대한 충성보다는, 하느님의 권리나 권한에 도전하였고, 그 후손들은 자신들을 깨우치려, 하느님께서 보내신 수 많은 예언자들이 핍박이나 죽임을 당하였고, 종국에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마저 십자가에 못을 박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아담과 하와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본성인 것 같습니다.

관리자일 뿐인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주인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에게 창조하신 것들을 돌보라고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에 감사하거나, 자족하기 보다는, 영원, 무한의 권리를 탐하였습니다.

아무의 통제나 제한을 받지 않고, 모든 권리를 가로채어 제 마음껏 누리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영원 무한의 권리나 권한을 주신 것은 아닙니다.

평생 쓸 것을 쌓아 놓고, 자신의 영혼과 더불어 평안을 노래하던 부자에게 오늘 밤 네 영혼을 거두리니, 네 쌓은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그 어느 무엇도, 그것의 영구한 주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빈 손으로 온 인간에게, 시간, 공간의 한계를 두시어 얼마를 누리다가 언젠가 홀연히 모두 버려 두고 떠나도록 하셨습니다.

 

자유의지를 주시어 사람의 마음대로 하도록 하셨지만, 그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고, 또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행한 것의 결과에 대한 손익은 자신의 몫이 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마치 누구도 제한할 수 없는 자신만의 권리나 권한을 차지하려 도전, 안간힘을 쓰거나, 또는 이미 부여받은 것처럼 착각을 하여 주인 의식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주인 의식에 가득 차, 맡은 바 책임이나, 거저 입은 은총에 대한 감사는 사라지고 맙니다.

이로 인하여 종의 신분을 망각하고 포도원 농부처럼 주인을 따돌리고 자신이 주인 행세하는 사악한 만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입니다.

충직한 청지기는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집안일을 맡아 주인의 뜻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일을 처리합니다.

먹고 마시고 동류들을 때리며, 밤이 늦도록 취하여 있는 청지기는 주인이 오실 때에 징계를 받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자녀된 우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하느님을 섬겨야 합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자신의 몫을 챙기거나 계산하기에 바쁜 아들에게 아버지는,

너는 나와 함께 하였으니, 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내 것이 아니냐? 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를 염려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또 자신을 위하여 살기보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함이 인간에게 두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의 신분이지만, 낮은 땅에 오시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죄인들을 돌보며 섬김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침 뱉음 받으시고, 가시관을 쓰시고, 창에 찔리며, 십자가에 못 박히시며, 죄의 용서와 사랑의 법을 깨우치셨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주인이시나, 오히려 낮은 사람을 섬기셨습니다.

 

주인이 아닌, 관리자임을 분명히 기억하여, 맡기신 분께 충성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주인되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누리며 잘 살도록 복을 주신 것에 감사드려야 할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위치가 아닌, 섬겨야 하는 위치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섬김과 희생으로 사랑을 실천하신 예수님은 온 인류에게 추앙과 섬김을 받는 그리스도가 되셨습니다.

김 수환 추기경님의 추모 인파가 온 명동 거리에 늘어서 끝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평생 걸어오신 그 분의 거룩한 생애가 드러나는 듯 합니다.

이는 섬김과 희생으로 일관된 삶에 대한 하느님의 보상일 것 같습니다.

 

주인되신 하느님을 따돌리고 스스로 주인 노릇하는 자는 패망이나, 스스로 낮추어 종이 되어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의 나라에서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2009년 2월 18일 오후 2시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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