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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부님께 보낸 메일 (희생제사와 자비)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05 조회수1,574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경을 읽다가 신부님께 보낸 메일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사가 아니라 자비다. 이 말씀을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과 같은 성경 구절이 나오면 신학자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요 이런 점을 생각해봤습니다. 바리사이파들 관점에서는 율법은 꼭 지켜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당연히 율법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또 계명도 하느님 말씀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지키는 정도에도 정도의 차이가 존재할까 하는 것이 제가 이 복음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영세를 받고 신앙생활하면서 예비자 교리 때 배우는 공복제 규정입니다. 미사를 드릴 땐 미사 전 1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을 배웠습니다. 단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요. 저는 처음에는 영세를 받고 한 2년 정도는 저녁 때 공복제를 지키려다 보니 자정을 넘겨서 저녁을 먹어야 됐습니다.

왜냐하면요 제가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처음에는 평일 미사를 드리기 위해 본당 저녁 미사를 드리려면 제가 직업상 미사 전에 저녁을 먹어야 합니다. 거의 저녁에는 고등학생들을 학원에서 지도해야 되다 보니 그렇습니다. 거의 자정에 수업을 마칩니다. 고3 수업을 해야 되는 경우에는요.

그래서 미사 전에 저녁을 먹지 않으면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는 겁니다. 보통 본당 저녁 미사는 저녁 7시 30분에 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원리 원칙적인 것만 알아서 정말 이렇게 공복제를 지켰습니다. 휴대폰을 쳐다보면서 짬을 내서 식사를 합니다. 이렇게 전 생각을 했습니다.
1시간 전이니까 6시 30분까지 식사를 마쳐야 공복제 규정을 지키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는 날이면 5분 정도는 양치질을 해야 되니까 6시 25분까지 허겁지겁 먹습니다. 이때 먹지 않으면 자정을 넘겨서 먹어야 하니 정말 공복제 규정을 지킨다고 많은 시간을 거의 1년 10개월을 자정을 넘겨서 저녁을 먹다 보니 정말 위 건강이 젊지만 많이 좋지 않아지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미사를 드리지 않으면 약간은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미사의 은총을 책으로 통해서 알기에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그렇게 지켰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공복제에 관한 교회의 규정에 대한 새로운 상세한 내용을 설명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규정이었습니다. 1시간의 공복제의 기준 시점은 성체를 영하는 시간으로부터 역산해서 1시간이 공복제의 기준 시점이라고 하는 내용을 봤습니다.

저는 이 규정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보통 제가 저의 본당을 기준으로 시간을 재어보니 평균적으로 미사를 시작해서 25분에서 30분 정도 지나면 영성체를 한다는 것을 체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준을 적용해서 전보다는 조금은 여유있게 식사를 하려면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때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이런 행동을 보시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 저 자신이 옛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치는 군중 속에 있는 바리사이파 중의 한 사람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율법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고 융통성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도 없는 정말 원리원칙대로 지키는 신앙이 과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신앙의
모습일까 말입니다. 구약에서는 계명을 지켜라고 하시고 마치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 상선벌악처럼 뭔가 하느님으로부터 계명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야 하는 것처럼 인식을 갖게 되는 성경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기에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될지 정말 난감했습니다.

복음에서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단해본다면 하느님의 말씀은 반드시 지켜야 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액면 그대로의 의미와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추구하시는 근본 하느님의 뜻과 만약 상충한다면 계명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얼핏보면 하느님의 말씀에
외형상으로는 순종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지만 그런 행동이 더 근원적인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그 기준이 무엇일지에 초점을 맞추어 좀 더 성찰해 본 후에 좀 더 하느님의 뜻에 근접한 쪽을 선택하는 게 오히려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계명을 주시고 지키라고 하시는 하느님의 근본  뜻을 잘 헤아려 실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의 존재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유연함이 없다면 되레 계명이 사람을 옥죄고 그 계명 속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사랑이 자칫 무정하게 사람의 삶을 구속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져 하느님 사랑이 왜곡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국 계명을 잘 지킨답시고 자기 입장에서 경건한 신앙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교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자신 스스로가 계명을 지키는 생활이 의롭다고 생각하고 상황에 따라 그렇게 지키지 못하는 이를 보면서 자신을 그런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자신의 잣대로 판단해 오히려 자신이 더 경건하다고 생각하고 남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위치에 서게 되고 또한 그게 넓은 의미에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걸작품인데 결국 토기장이 비유처럼 토기장이가 빚은 토기를 왜 그런 토기를 빚어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양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런 토기를 빚어신 거는 그분의 절대적인 전권에 속하는 것인데 결국 그분의 영역까지 문제삼는 것과 같은 모습과 마치 흡사하고 결국 자신이 하느님의 위치에까지 올라가서 피조물이 창조주를 판단하게 되는 정말 어찌보면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생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순명하고 지켜야 되지만 이런 모든 걸 하느님께 제사를 통해 봉헌할 때 그 속에는 진정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하는 자비가 녹아 있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희생제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약 그런 희생제사라면 당연히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신학자가 아니라서 이건 오로지 저만의 생각인데 이런 생각이 맞는 생각인지 신부님께 자문을 구해봅니다.

성경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라서 저만의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아주 허무맹랑한 생각이라 하더라도 신부님께서는 물론 저의 엉뚱한 생각이지만 또한 신부님께서는 아무래도 영적으로 구분을 하실 수 있으시니까 저의 뚱딴지 같은 생각도 옥으로 만드실 수 있으시니까

신부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런 메일을 신부님께 보내드렸지만 신부님께서 메일은 확인하셨지만 바쁘셨는지 깜박 잊으셨는지 답장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걸 통해서 이런 걸 한번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이 잘못 남용되고 오용되면 오히려 더 하느님과의 관계가 더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되고 더 죄를 짓게 되는 어이없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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