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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억(記憶)하자 마사다!
작성자홍선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2 조회수494 추천수4 반대(0) 신고
기억(記憶)하자 마사다!

기억(記憶)하자 마사다! 이번 성지순례를 하면서 가장 감동을 받았던 곳은 ‘마사다’였다. ‘마사다’는 사해에서 유대광야 동쪽 끝에 솟아나 있어서 사해와 여리고, 요르단까지 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 있다. 이 곳은 알렉산더가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처음으로 요새(要塞)화했으나, 헤롯이 차지한 후로는 왕위를 노리는 유대인들의 반란을 막고, 자신의 왕위를 곤고히 하고자 천연의 요새로 개축하였던 곳이다. 여기까지는 그들의 역사밖에 안 된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열성 유대인이 차지했을 때, 아이까지 합쳐 967명이 로마군과 맞서 싸우는 곳이 되면서 모든 이의 성지가 된 곳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알고 지도자 벤야이르는 결전의 연설을 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 외에 그 누구에게도 굴복(屈伏)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들 손에 죽거나 아니면 항복하여 노예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여 자유의 몸으로 세상을 떠납시다!’ 그의 연설을 듣고 가족을 생각하여 어느 유대인이 울자 그는 엄하게 꾸짖었다. ‘부끄럽지도 않소!! 우리가 로마군에 맞선 뒤로 그들은 죄 없는 유태인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소! 다마스쿠스에서는 18,000명이 처자식과 함께 목이 잘렸고, 이집트【??6만 명이 살해되었잖소. 우리는 험준한 요새와 넉넉한 식량을 가지고도 졌소. 지금 저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성경을 찢으며, 승리를 노래하고 싶어 합니다!’ 벤 야이르의 말이 여기에 이르자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불꽃이 어른거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사람들도 결연한 의지가 감돌았다. 남자들은 경건한 얼굴로 흩어져 집으로 돌아간 후 아내와 아이들을 부드럽게 껴안고 눈물이 그득한 채 오래도록 입을 맞추고, 그리고 그들을 죽였다. 오늘날 이스라엘 건국(建國)의 상징이 된 이곳은 군인들이 마지막 훈련코스로 “마사다의 비극은 다시없을 것이다! (No more Masada!)”라는 구호(口號)를 외치며 선서식을 하는 곳이다. 나는 가이드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이스라엘의 각별한 민족애(民族愛)가 한 없이 부러웠던 것은 우리와 상대적으로 너무나 비교되기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은 1948년 독립 후, 단 하루도 평화(平和)로운 날이 없었다. 지형(地形)상 이집트와 시리아, 요르단에 둘려 쌓여 언제나 운명적인 전면전을 피할 수가 없는 나라다. 당시 ‘6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이스라엘은 모든 면에서 불리한 상황임에도 보란 듯이 승리(勝利)할 수 있었던 것은 다연장군의 전략이 집중의 원칙에 따라 잘 적용되었다고 전문가들은 평하지만, 나는 그러한 외적인 이유보다는 전쟁이 터지자 유학 갔던 학생들까지 자진 입국하여 싸웠던 민족애(民族愛)가 사실은 승리의 더 큰 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들은 독립을 쟁취하기 전(前), 거의 2천 년 동안 전 세계로 쫓겨 다니며 수난(受難)을 당했으나, 다시 돌아간다는 약속을 굳게 믿고 비록 흩어져 살았지만 경건(敬虔)한 삶으로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민족애가 바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적들을 물리치면서도 구약을 통하여 끊임없이 민족의식과 율법준수 등을 교훈(敎訓)받아왔던 것이다. 더욱이 애국심과 신앙심이라는 불가분의 관계는 조국과 민족을 자기생명보다 더 사랑했던 조상들이 본을 보여 주었기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불리한 지리적인 여건으로 많은 외침(外侵)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6.25전쟁 때는 2차세계전 보다 더 많은 희생(犧牲)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나라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시대적 정황이 그 때와는 많이 다르다 해도, 진정으로 6.25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원한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한 시도 그 상처(傷處)를 잊지 않도록 의식적인 교육이 필요하건만, 오히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전근대적인 사고를 지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해 버린다. 아니 어찌된 일인지 민족애(民族愛)는 이단아가 되어가고, 국가보다 인권을 우선하여 병역거부까지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단 말인가. 좌파 우파를 따지기 전에 안보(安保)에 대해 불안해하는 민초들의 마음은 도대체 무슨 말로 설명할 부분이 아닐 것이다. 나라가 있어야 가정(家庭)이 있고 가정이 있어야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가 무시될 채, 오직 그 어떤 공동체보다 ‘나’라는 왕국이 더 중요한 세대가 되면서, 이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체성이란 스포츠 외에는 대안(代案)이 없다는 현실 앞에서 내가 이스라엘을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겠는가. 이스라엘은 마사다 이후 전 세계에 강제로 흩어졌지만 그들은 언어와 율법을 민족(民族)의 정체성으로 삼고 이 천년을 버티면서 독립을 이루었고, 그 이후에도 그러한 힘은 세계의 중심(中心)이 되게 한 것이다. 아니 지금도 그들은 그 때를 잊지 않으려 마사다에 와서 준비해 온 병에 흙을 담아가고 있는 것은 조상들이 그곳에서 집단 자결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들만의 독특한 구심력(求心力)이 흙 속에 담겨진 피를 얻고자 함이다. 이스라엘의 단결력은 마사다 정신이요, 그 정신은 흙에 담겨져 있기에 흙을 그리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인간의 위대(偉大)함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환경적인 요소가 아니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정신 속에 담겨진 의미를 잊지 않는 그것이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법이다. 만일 그들이 나라 없이 유랑(流浪)할 때, 동족이 겪었던 학살과 마사다의 의미를 망각했더라면 분명코 이스라엘은 지금 세계 어디에도 존재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교훈 받아 왔다.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겐 내일이란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나는 평소에 판타지 소설은 거의 읽지 않는데, 우연한 기회로 ‘티가나’를 얼마 전에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티가나는 강대한 마법사에 대항(對抗)해 당당하게 싸웠으나 패배한 아주 작고 작은 나라 이름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마법사는 복수를 하는데 그 복수(復讐)란 티가나의 국민이든 다른 나라 사람이든지, ‘티가나’ 라는 단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저주(詛呪)였다. 그 소설은 이름도 빼앗기고 기억당할 권리조차 짓밟힌 후손들이 조국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싸운다는 이야기다. 한국어판 작가 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나는 혹시 내 조국의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닌 가 할 정도로 지금의 우리와 너무나 유사한 현실 앞에 가슴을 쳤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 민족의 특별한 장점은 아무리 큰일을 당했다 해도, 시간만 지나면 다 망각해 버리는 이상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사회의 위험한 망각(忘却)이란 우리는 전쟁 이후 50여 년 동안 휴전만 했을 뿐이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주적개념에서 삭제한다든지, 미군 주둔 시기 단축 등은 국민들을 오히려 너무나 거만(倨慢)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상대방은 더 열심히 전쟁준비를 하는데, 왜 우리는 애써 잊으려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이스라엘보다 더 안전(安全)한 곳이 결단코 아니다. 일본은 역사를 망각하고 망언을 일삼는다고 그리도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은 지금 마사다에 버금가는 민족의 아픔까지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안 될 일이다. 절대로 그 때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의식적이라도 그 때를 기억할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 우리도 마사다와 같이 민족의 정신적(精神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것을 잊지 않고 또한 정체성을 삼는 그 일이 우리의 능력이 될 때, 우리는 외세(外勢)를 이길 수 있고 내일을 대비하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주여, 이 민족은 마사다보다 더 쓰라린 경험을 했음에도, 티가나의 저주처럼 과거(過去)를 잊으려고만 합니다. 이제라도 민족의 상처를 알고 내일을 준비하게 하소서. 당신은 마사다보다 더 강력한 요새가 되십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요새시오, 나를 건지시는 자시오, 나의 하나님이시오 나의 피할 바위시오, 나의 방패시오, 나의 구원의 뿔이시오, 나의 산성이시로다 이 기도가 우리의 고백이 되길 소원합니다. 2007년 6월 10일 강릉에서 <성지순례2>피러한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설악디카클럽 lovenphoto님 크로스맵사이트 출처: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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