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기도가 내가 되는 삶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4 조회수665 추천수6 반대(0) 신고

새벽에 물을 머금은 패랭이꽃이 반갑게 인사하는 새 아침,
저희에게 ‘주님의 기도’를 친히 가르쳐주신 예수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오늘은 짧은 독서와 복음 말씀이지만 세상의 그 무엇보다 크게 저에게 다가옵니다. 당신 친히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오늘이 감사합니다.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제가 원하는 것을 다 알고 계신 당신을 깊이 신뢰하며 당신이 가르쳐주신 기도를 바칩니다.

Our Father who art in heaven,
hollowed be thy name,
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and forgive us our trespasses,
as we forgive those who trespass against us;
but deliver us from evil. Amen

한국말로도 영어로도 저와 아이들이 제일 많이 바치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이들과 잠들기 전에도 이 기도는 절대 빠뜨리지 않습니다. 어제 큰 아이한테 오늘은 엄마대신 네가 기도한번 해보라 했더니 ‘Thank God everything you've done for me today.' 라고 말하고는 '엄마 나 그다음은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어.' 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자’ 라고 하며 위의 기도를 정성스럽게 바쳤습니다.

가끔 제가 말로 하는 기도는 제 안에서 나오는 진실된 기도가 아닌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의 말로 어찌 그분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전화하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은 가끔 말을 하고 나서도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은 그 말은 아닌데 혹은 즉흥적으로 반응해야하기 때문에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기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를 가져다 아름다운 말로 표현해도 그것은 한낱 중얼거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참다운 기도는 나를 그냥 주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나의 참모습을 그냥 보여 드리는 일입니다. 내 입을 통해 기도를 하던, 내 노래를 통해 그분께 기도를 하던, 내 삶을 통해 그분께 기도를 하던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는 것이 진실한 기도의 원동력이고 그것이 바로 기도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참된 신앙인이라면 그 사람의 삶 아니 그 사람 자체가 기도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도하는 마음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일상의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물론 따로 시간을 내어 주님과 깊은 관계를 맺는 기도의 시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님과의 깊은 관계가 없이는 내 삶이 기도가 될 수 없음을 압니다.

그래서 규칙적으로 새벽의 첫 시간을 기도로 주님께 바치거나, 미사를 참례하거나, 묵주 기도, 성서 말씀 묵상, 관상 등의 기도를 드려야합니다. 사실 기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주님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대화하고 하느님과 강한 끈이 연결되어 있다면 내 삶은 기도가 되어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일에 작은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엔 내가 기도가 되는 삶이 될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사실 저도 무슨 말인지 100%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야할 것 같습니다.

봄이 문을 똑똑 두드리다 잠깐 주춤거립니다. 기온이 며칠 동안 뚝 떨어져서 다시 두꺼운 코트를 꺼내 입습니다. 봄은 애인같이 저의 애를 태웁니다. 잠깐 참고 기다리면 더 큰 기쁨으로 어느새 성큼 제 곁에 오겠지요. 기다림의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기다림도 행복입니다.

봄 같은 주님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도 그러합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당신을 마주할 때 저의 기다림의 자세만 생각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행동으로 당신을 기다리는 이 시간이 축복입니다. 세상 끝날에 당신을 마주하면 저의 기다림의 자세를 어여삐 보아 왔다는 칭찬 받고 싶은 욕심으로 오늘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매일 미사 책을 보니 오늘은 미국 교회의 선택 기념일이고 합니다. 왜냐면 미국의 성녀 캐서린 드렉슬 동정녀 기념일이기 때문입니다. 캐서린 드렉슬은 1858년 11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시에서 부유한 은행가의 상속녀로 태어났으나 30세에 자신에게 상속된 전 재산을 봉헌하여 거룩한 성체 수녀회를 설립하고 가난하고 핍박받고 있는 미국 원주민들과 흑인들을 위해 전 생애를 받쳐 헌신했다고 합니다. 성녀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13개주에 흑인들을 위한 가톨릭 학교, 40개의 선교센터와 23개의 시골학교를 설립하였으며 50개의 원주민 선교센터 그리고 뉴올리언즈에 흑인을 위한 최초의 대학인 사베리오 대학을 설립하였다고 합니다. 1955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품에 올려졌다고 합니다.

성녀 캐서린 드렉슬과 함께였던 하느님 저희와도 함께 해 주시옵소서.

글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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