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인상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9 조회수429 추천수1 반대(0) 신고

부수고 때리고 두드리기를

수 십년-

 

아이고 아파!

아이고 아파!

소리치는 비명도

아랑곳 없이-

 

그의 손에 든 모진 정과 망치는

땅에 놓이지 않았다.

 

정과 망치가 때리기를 마치고,

어느 거룩한 곳,

미리 마련된 단위에 나를 올려 놓았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내 앞에 와서 발을 멈춰서서

숙연히 옷깃을 여미며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는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절까지 하는 것이었다.

 

내가 어찌 된 거지?

왜 나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절까지 하는 거지?

나는 여전히 아팠던 고통의 긴 시간을 떨치지 못하며 울먹이고 있을 때였다.

 

사람들은 내 앞에서 어느 성인의 이름을 부르며,

생전의 거룩한 삶과 덕을 기렸다.

 

그제야,

내게 어느 거룩한 성인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음을 알았다.

 

그러니까,

나를 있는 대로 부수어대던 정과 망치,

그리고 그 잔혹한 조각가-

바로 하느님의 손이었구나.

 

시냇물의 흐름따라 자연과 함께

노래 부르는 것에 마냥 만족하였을 나를,

나의 뜻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구 때리고 부수어,

기어이 거룩한 성인의 모습을 담아낸 하느님의 손이었던 것이다.

 

애통과 비탄, 혐오로 잠을 설치던 길고 길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의 무지개를 통하여 영광의 환희에 젖어 들었다.

 

울부짖음도 아랑곳 하지 않던 그 잔혹한 조각가-

오히려 나의 감사를 받아야 할 것 아닌가?.

결국 그는 하느님의 뜻을 수행한 하느님의 거룩한 손이었을 터이니-

작성시간: 2009년 2월 19일 오전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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