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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감기는 초기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0 조회수623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5주간 수요일 - 감기는 초기에

 

요즘 또 환절기라 그런지 주위에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좀 있습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항상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코나 몸 어디든지 감기 바이러스는 항상 존재한다고 합니다. 보통 때는 사람이 감기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지만 스트레스나 과로로 체력이 떨어지면 그 때 감기 균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감기에 걸리는 것이라 합니다.

감기에 걸렸더라도 초기감기 때 잡아야지 일단 심하게 들어버리면 장시간 고생하게 되어있습니다. 마치 불이 일단 번지게 되면 스스로 꺼지기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처럼 끌 수 있을 때 끄지 못하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인생에서의 오랜 시험을 마감하는 의미로 함께 공부하는 사제들과 술을 한 잔 마셨습니다. ‘먹고 죽자~!’라고 외치며 열심히 마시다보니 이제 그만 마셔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동료 신부가 술을 계속 시켰습니다. 뭐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계속 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이미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도 역시 술이 깨지 않았습니다. 오전 내내 입에서 술 냄새가 났고 그래서 기분도 안 좋고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담부턴 다음 날까지 지장 있도록 마셔대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마시기 전부터 그런 결심으로 마셨다면 절제가 되었겠지만 중간에 그만 마셔야겠다고 해 봐야 소용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예 초기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무엇이든 커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습니다. 그 죄를 짓는 순간이 선악과를 따먹는 순간이었을까요? 아닙니다.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고 뱀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때부터였습니다. 그들이 선악과를 먹을 때는 죄가 완성되는 때이지 그 때가 딱 죄를 짓는 순간은 아닙니다.

제방이 무너질 때 아주 작은 구멍에서부터 물이 새어나와 결국 큰 제방이 무너지는 것처럼 큰 죄를 갑자기 짓는 경우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삶을 반성할 때 일어난 일만 가지고 반성하는 것은 잡초를 뽑되 뿌리는 남기고 보이는 것만 잘라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그런 죄는 또 짓게 되어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빙산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것처럼 눈에 보이는 죄가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우리도 고해보기 전에 죄를 성찰할 때 그런 죄들이 무엇 때문에 나오게 되었는지 그 뿌리를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손과 그릇을 씻는 전통을 강조하는 것을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안으로 들어오는 음식이 아닙니다. 음식은 결국 뒤로 다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자신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경향들입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외적인 죄들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나쁜 의도들’이 사람을 벌써 더럽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음탕한 마음으로 여자를 바라보는 것도 이미 간음하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는 실제로 간음을 하지 않아도 마음 안에서 이미 그 음탕한 의도가 그 사람을 더럽혔다는 의미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죄를 짓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겉보다도 우리 마음에서 어떤 생각들이 나오고 있는지 항상 살펴보아야합니다.

 

결국 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나쁜 경향들이 나 자신을 더럽힌다는 것은 내 안에 이미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들이 활동을 하지 못하게 자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적인 양식을 매일매일 충분히 먹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혹 안 좋은 마음들이 일어나더라도 그것들을 초기에 잡아야합니다. 안 그러면 나쁜 결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안 좋은 생각들을 계속 하지 말고 항상 조심하며 초기에 뿌리를 뽑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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