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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보다 사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7 조회수476 추천수6 반대(0) 신고

 

 

 

 

+ 마르 6,30-34



일보다 사람입니다

 

 

파견 나갔던 제자들이 자기 할 일을 다 끝내고 돌아와 보고까지 마치자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십니다.

 

전에 공동번역에는 없었던 단어가 눈에 확 뜨입니다.

"너희는"

그리고 공동번역에는 있었는데 새성경에는 사라진 단어가 생각납니다.

"함께"

 

다시 말하면, 공동번역에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 하였는데,

새성경(원문을 직역한)에는 분명,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합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가려고 했던 이유는,

예수님, 당신도 제자들과 함께 쉬려고, 따로 떨어진 한적한 곳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따로 쉬게 하려고, 한적한 곳을 찾았던 것입니다.

 

이 부분을 좀더 확실하게 부각한 번역이 200주년입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여러분은 따로 어디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도록 하시오.'하고 이르셨다."

 

 외딴 곳을 찾은 동기는 원문이나 번역문이나 모두다 '쉬려고'지만,

그것이 누구를 위한 쉼이냐의 문제에서 번역마다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원문에 충실해보자면,

예수님은 제자들을 쉬게 하려고

밀어닥치는 사람들을 피해서 배를 타고 외딴 곳으로 가셨는데,

 

사람들은 그들이 갈 방향을 귀신처럼 알아내어,

죽어라고 육로로 달려와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 그렇다면 제자들을 쉬게 하려던 계획은 틀어졌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혼자 가르치십니다.

목자없는 양들이 그토록 애타게 목자를 찾아 몰려왔는데,

어찌 그들을 모른척 외면할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는 배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직선코스가 더 빠를텐데도,

육로로 호수를 돌아 달려와서 미리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사실 자동차나 기차처럼 빠른 탈것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 더구나 작은 호수가 아니죠.........

그토록 사람들의 영적 목마름이 컸다는 것을 강조하는 복음사가의 의도에도 주목합시다)

 

목자인 예수님이 양떼인 군중에게 생명의 풀인 말씀을 먹이는 동안, 

제자들의 모습은 어디서고 보이지 않습니다.

 

제자들은 잠시후(?) 다시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언제라고 합니까?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35절)

 

한참 쉬었다는 말이지요.

예수님이 군중을 영적으로 먹이고 있는 동안, 

제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푹~~  쉬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어디에서 쉬고 있었을까요?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35절)

'예수님께 말하였다.'가 아니라,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입니다.

그렇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 바로 곁에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디인지 모르지만, 따로 가서 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쉬고 있는 동안 결코 함께 쉬시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적하였건, 한적하지 않은 상태였건 간에,

사람들이 몰려왔건 아니었건 간에,

일이 많았건 적었건 간에,

 예수님은 당신의 처음 의도대로, 제자들을 따로 가서 푹~(좀?) 쉬게 하셨던 것입니다.

 

.....................................................................

  

제자들보다 일을 먼저 생각하셨다면,

제자들보다 군중을 더 크게 생각하셨다면,

쉬려던 계획은 곧 없었던 것으로 변경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보다 일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다수의 양떼를 위해 소수의 양을 희생시키는 목자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우리 공동체에  이런 지도자, 이런 목자가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회 안에서나, 교회 안에서나

일보다 사람에 더 비중을 두는 목자,

다수도 중요하지만, 소수도 챙겨줄 줄 아는

 마음 따듯한 지도자가 그리운 현실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 보다 밑의 사람을 더 아끼고 섬기는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그리운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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