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량 가축 선발 대회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7 조회수437 추천수6 반대(0) 신고
아침이면 어김없이 미사를 다녀 오고 묵상 글을 써야만 할 것 같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패턴으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잠에서 늦게 깨어나고 저는 부랴부랴 밥을 해서 먹이다보니 그만 미사 시간을 놓쳐 버렸습니다. 제가 묵상 글은 반드시 미사를 다녀온 후에 쓴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자꾸 글이 쓰고 싶어서 오늘 말씀이 무엇이었던가 생각만 해 봅니다. 아~헤로데 왕이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 살아난 것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하던 내용이었지요. 헤로데하면 어느 영화에서 광적으로 등장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기처럼 한없이 약하기도 했다가 무서운 사람으로 돌변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헤로데의 태생과 성장에 관해 자세히 분석을 하고 사고와 행동의 원인을 찾아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하신 어느 형제님과 신부님의 글이 같은 맥락으로 다가 왔습니다. 성서를 깊이 공부하고 묵상을 하게 되면 성서안의 인물을 파악하고 사건의 인과 관계까지 알게 되나 봅니다. 그저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유추하고 결론을 지으며 또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 나에게 어떻게 하면 이로운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까지도 알려주시니 묵상 글을 써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헤로데가 과거의 헤로데가 아니라 내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인물로 다가오니까요.
 
저도 어린 시절의 상처를 잘 살펴보고 저만의 작은 예식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자라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으며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하고 보살피며 사랑해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더 크게 합니다. 말 하나에도 사랑을 담고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아이들과 가축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 2주전부터 Stockshow가 시작 되었습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우량 가축 선발 대회’라고 하면 될까요? 이 행사에 아이들이 갈 수 있도록 오늘은 학교 문을 닫았습니다. 작년에도 한번 가 보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대회가 열려 도시 전체가 들썩입니다.
 
근처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의 시골 마을에서 키우던 소, 돼지, 말, 토끼, 염소 등 동물을 큰 트레일러에 태우고 와서 정성들여 씻고 닦고 단장하여 대회에 출전시킵니다. 한마디로 가축들의 미인, 미남 대회인거죠.
 
거기다 텍사스 특유의 볼거리들과 카우보이 문화가 접목되어 멋진 로데오도 볼 수 있고 컨츄리 음악 가수들의 공연도 볼 수 있고 각종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아이들과 가축들을 실컷 보고 쓰다듬어 주고 왔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전시장에서 본 마술쇼도 재미 있었는데 마술쇼의 주제가 아이들이 농부들께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이 농부들의 수고로 만들어짐을 자연스럽게 마술을 통해 알게 해 주었습니다. 젖소가 젖을 짜는 모습도 유리를 통해 볼 수 있었고 터키,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새끼들을 보며 미소도 지었습니다.
 
동물들은 어찌나 선한 눈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요. 그 선한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제 얼굴엔 미소가 저절로 지어집니다. 안 그래도 사랑이 넘쳐나서 탈인 저이지만 동물들을 보면 또 막 사랑의 샘물이 퐁퐁 솟아 오릅니다. 안아주고 싶고 쓰다듬어 주고 싶고 그 선한 눈과 마주쳐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냄새가 조금 나고, 가축의 똥도 여러 번 밟기도 했으며, 돼지의 꽥꽥거리는 소리가 성가시기도 했지만 저도 아이들처럼 ‘Oh~ they are so cute.’를 연발하며 제 마음도 덩달아 아기양이 되어 버렸답니다.
 
동물과 친해지세요. 아이들이 동물을 유난히 사랑하듯이 아이들처럼 되려면 동물을 사랑해 보세요. 그러면 아마 우리는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을 거예요. 마음이 젊다는 것 즉 마음이 아이와 같다는 것을 동물을 사랑함으로 인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오늘도 완전 시골 아줌마의 동물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러다 채소에 이어 가축까지 집에서 키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