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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수요일 다음 금요일-마음은 넓게 위는 작게
작성자한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7 조회수6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이든 신자들은
사순 시기가 되면 단식에 대한 강박감 같은 것이 있을 겁니다.

제가 어렸을 때 그때 어른들은
사순시기가 되면 단식과 금육은 물론
술 담배를 하던 분은 술과 담배를 끊고
부부생활도 하지 않고
자녀들 결혼도 사순시기는 피하여 시켰습니다.
그런 것을 보고 커서 그런지 저도 잘 실천은 못해도
사순시기에는 어떤 단식을 할까 매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무엇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재의 수요일 미사를 주례한 형제가 한 말이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은 넓게 위는 작게!”
이 짧은 명구는 오늘 독서와 복음이 얘기하는
사순절 단식의 의미를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남이 한다고 따라하는 단식은 소용없고
마음에 없는데 하라니까 억지로 하는 단식도 소용없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단식은 더더욱 소용없다 합니다.
이런 단식은 살을 빼기 위해 하는 단식보다도 더
나를 위해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하기에 아무 소용없습니다.
살을 빼기 위한 단식은 육신을 건강하게 하기라도 하니 말입니다.
그러면 어떤 단식이 유익한 단식이고 바람직한 단식입니까?

그것은 영혼을 건강하게 하는 단식이고,
그러니까 사랑을 증진시키는 단식입니다.
먼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증진시키는 단식입니다.
혼인 잔치의 손님들이 신랑이 있을 때는 즐거워하며 먹고
신랑을 빼앗기면 단식하듯이
우리도 하느님이 부재중일 때는
하느님께 대한 갈망을 키우기 위해 단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단식은 이 세상에 안주하던 Mode에서
하느님 갈망의 Mode로 바뀌도록
총동원령을 내리는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마른 땅이 비를 기다리듯이
우리 영혼이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게 하는 것입니다.

단식은 두 번째로 이웃 사랑을 증진케 합니다.
위를 작게 하고 마음을 넓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 배를 채우려 하지 않고
남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려는 넓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
우리의 쌀 한 줌 나누기가 바로 이 단식의 의미지요.
우리는 이런 쌀을 聖米, 거룩한 쌀이라고 합니다.
똑같은 쌀이지만 내 배를 채우지 않고
더 굶주린 다른 사람의 배를 채우는 사랑의 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하느님은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사랑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단식은 도무지 의미 없다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작은 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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