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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묵상] 진흙탕 속에서 핀 꽃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7 조회수650 추천수9 반대(0) 신고
 
 

진흙탕 속에서 핀 꽃


   제가 잘 알고 있는 한 신부님의 조카는 여대생으로서 명문의대를 다니는 명석한 석학에다가 모델에 버금가는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가문의 최고 자랑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되어 세상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고운 마음을 펼치기도 전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가족은 물론이고 그녀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것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이라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주님을 원망하며...어떻게 그러실 수 있느냐며 통곡하기도 했습니다. 신앙에 커다란 위기를 느끼는 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위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장례식이 다 되어 가족인 신부님은 장례식 강론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녀의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깊은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녀의 어머니가 하는 말은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총명한 자녀를 주님께서는 자신에게 20년 동안이나 선물로 허락해 주셨기 때문에 정말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은 장례식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진정, 죽음은 진흙탕 물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무상으로 받아 행복했던 시간들, 생명까지도 선물되었던 것에 대해서 감사를 모르며 자신의 욕심과 인간적인 기대감으로 가득한 마음이 죽음보다 더 어두운 진흙탕이었음을 순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여대생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운 감사와 사랑의 꽃을 피우고 멀리 떠나갔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신앙을 통해서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결실을 많은 사람들 마음속에 안겨 주었고, 지금도 그 결실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기도와 죽음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이 받은 가치 있는 사랑의 선물(생명)이 주님께로부터 무상으로 선물되었음을 깨닫고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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