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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는 게 무엇인지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25 조회수492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는 게 무엇인지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어릴 때, 공부를 잘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버님께서 10등 안에 들면 자전거를 사준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10등 안에 드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공부를 못했어도 자전거는 무척 탐이 났습니다. 그래서 정말 코피 터져가면서 공부를 했더니 17등을 했습니다. 아직 7명을 넘어야지만 자전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놀던 30명을 넘어서는 것은 그런대로 쉬웠습니다. 하지만 앞에 남은 7명을 넘는 것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예습 복습을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자전거가 어딥니까? 꿈의 자전거를 생각하며 다시금 코피 터져라 공부를 해서 드디어 9등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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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얻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17등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하셨는데, 왜 그런 것 있지 않습니까? 쥐구멍에도 해가 뜬다고요. 그런데 9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넘을 수 있는 선이 아니라고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를 교무실로 부르셨습니다. “너 시험 볼 때 커닝한 것 아니냐!” 하긴 그 말씀이 이해는 가면서도 사실 무척 억울했습니다. 아니 선생님께서 나를 믿어 주시지 않다니! 저는 오기가 나서 다시금 코피 나게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커닝해서는 얻을 수 없는 등수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다시금 꿈의 그 등수를 얻은 적이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지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교만이 저를 찾아왔고, 저도 공부를 못 했으면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잘난 척하면서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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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들의 모습을 봅니다. 사실 그렇게 내세울 것도 없었고, 주님의 수난 현장에서는 모두 무서워 도망갔었고, 베드로 사도는 주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막달레나와 다른 여자들은 주님의 무덤을 찾아가서 주님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을 위해 한 번 더 울려고 했는데, 사도들은 모두 무서워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숨어 있었습니다. 공부를 못해서 늘 끝에서 등수를 세는 것이 더 빠른 저와 그렇게 다를 것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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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사도들이 무슨 약을 먹었는지 모르지만 180도 변했습니다. 그래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하셨던 그런 일들은 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기도 하고,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힘이 있고, 확실한 호소력이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게 됩니다. 한 번의 연설로 수천 명을 세례 시키게 됩니다. 정말 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사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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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저 같았으면 아마 간판을 바꾸어 달 마음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그 모든 기적과 그 모든 능력을 모두 주님의 이름으로 주님의 놀라운 은총의 힘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것 보다는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기도라고 생각하면서 눈에 보이는 일, 남들이 알아주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기도와 전도하는 일에 전념을 하게 됩니다. 사도들은 그들이 갖게 된 놀라운 능력과 그들이 이룬 업적에 교만해 하지 않았습니다.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런 점이 초대 교회가 하느님의 교회로 성장 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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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들은  놀라운 약속을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사도들이 나약한 모습에서, 배반자의 모습에서, 무서워 숨던 모습에서 그렇게 담대하게 주님을 증거 할 수 있었습니까! 그것은 주님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였습니다. 비록 사도들이 주님을 배반했고, 무서워 숨어 지냈지만 부활하신 주님은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시며 사랑의 성령을 주십니다. 그런 주님의 사랑은 그들 안에 있는 하느님께 대한 열망을 깨웠습니다. 그들 안에 있던 가능성을 깨웠습니다. 사도들은 이제 예전의 나약하고, 무서움에 떨던 제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변화시킨 것은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고, 못 자국을 만져보아야만 믿겠다고 했던 토마의 불신앙까지도 감싸 안아 주시는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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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칭찬은 돼지도 나무에 오르게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진실한 말 한마디,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는 그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부활 하신 주님께서는 무슨 커다란 일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묻지 않으시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이웃과 가족들에게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빌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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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2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글...
이번 주 주일 묵상 글 올려드립니다...기대 부탁드립니다...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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