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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 공석 신부님의 강론(주님 부활 대축일. 2019년 4월 21일)
작성자강점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20 조회수1,446 추천수1 반대(0) 신고

 

주님 부활 대축. 2019421.

요한 20, 1-9. 사도 10, 34. 37-43.

 

주님 부활 대축일입니다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살려놓으셨다는 사실을 제자들이 믿기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자, 사형수(死刑囚)의 동료가 되어버린 제자들은 절망하여 각자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체험이 그들에게 없었으면, 그들이 다시 돌아와 모이거나예수님이 부활하여 살아 계시다고 선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인류역사 안에 나타났다 사라진, 그 많은 생명들과 같이 예수님도 죽음과 더불어 역사(歷史)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은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갔다고 말합니다. 요한복음서어둡다고 말할 때는 예수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마음이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물지 않게 하려고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다.”(12, 46). 요한복음서는 이렇게 빛이라는 주제를 사용합니다.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입니다. 빛이 있어 우리는 어둠속을 헤매지 않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에 대한 초기신앙인들의 믿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사실을 아직 모를 때어두울 때무덤에 갔습니다.

 

그 여인은 무덤의 돌이 치워진 것을 보고, 예수님이 무덤 안에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감하였습니다그는 그 사실을 제자들에게 알렸고, 제자들을 대표하는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가함께 무덤으로 달음질쳐 갑니다.  무덤을 향한 달음질에는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가 더 빠릅니다. 그는 베드로보다 먼저 무덤에 도달하였지만, 무덤에 들어가지 않고, 베드로를 기다려 주는 여유를 보입니다. 베드로가 무덤에 들어가고, 뒤따라 들어간 그 제자는 보고 즉시 믿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예수님이 부활한 사실을 말하기 위해 예수님이 아끼셨던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무덤 위의 돌이 치워진 것을 발견하게 하였습니다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가 베드로와 함께 무덤에 달려가서 그 사실을 확인하게 합니다. 두 제자가 함께 가서 빈 무덤을 확인하였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먼저 믿은 사람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였습니다빈 무덤 이야기는 예수님에 대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의 죽음 전()까지의 일이라는 것입니다그분 죽음의 자리는 빈 무덤, 곧 비어 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그분의 죽음에서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살아 계실 때, 그분과 접촉하고 그분이 사랑하셨던 사람들에게서 신앙이 발생하였습니다.

 

부활은 예수님이 지상(地上)의 삶으로 환생(還生)한 기적(奇蹟)이 아닙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이 그분을 죽였습니다그들은시편이 말하는 대로, 그분을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23,4)로 보낸다고 믿었습니다. 그어나 하느님은 그분을 살려 놓으셨습니다오늘 우리가 제1독서로 들은사도행전은 베드로 사도가 이방인들에게 설교한 내용이었습니다사람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 시대 유대인들이 사흘이라고 말할 때는 72시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흘은 결정적인 날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원하신 때에, 결정적으로 예수님을 살려놓으셨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죽였지만, 하느님은 당신이 하시는 일을 그분이 실천하고 사셨기에, 그분을 살아 있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의 설교는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셨고...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에게 성령, 곧 당신의 생명을 주셔서 좋은 일, 살리는 일을 하게 하셨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숨결로 모험을 감행하셨습니다권위주의(權威主義)로 경직(硬直)된 유대교 사회에서 예수님은 그 조직의 가르침에 맹종(盲從)하지 않으셨습니다율법(律法)과 성전(聖殿)을 절대시(絶對視)하는 사회였지만, 예수님에게 절대적인 것은 하느님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선()하고, 고치고 살리는 분이시라, 예수님은 그분의 일을 실천하셨습니다예수님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른 이유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생명을 받아 그 생명을 살듯이, 예수님은 하느님의 생명을 사셨습니다오늘 베드로가 말한 대로, 그분은 두루 다니며 선한 일, 살리는 일, 곧 하느님의 일을 행하셨습니다.

 

부활을 믿는 신앙인은 예수님이 살아서 행하신 하느님의 선한 일을 자기도 실천합니다하느님은 사람이 자유롭게 당신의 일을 실천하며 살 것을 원하십니다자유롭게 살라고 주신 우리의 생명입니다. 율법에 얽매이고, 성전의 권위에 순종하며 살라는 우리의 생명이 아닙니다우리는 돈에 얽매이고, 우리의 명예욕(名譽慾)과 허례허식(虛禮虛飾)에 짓눌려 삽니다오늘 우리가 제1독서로 들은, 베드로의 말, “예수님이 하느님으로부터 성령과 능력을 받아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는 말씀은, 예수님이 사람을 짓누르는 것에서 해방하셨다는 뜻입니다마리아 막달레나가 빈 무덤을 발견하고, 베드로가 그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는 보고 믿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우리 삶의 빛으로 삼고 사는 사람이 그리스도신앙인입니다예수님의 죽음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 무덤은 비어 있습니다. 예수님의 삶에서 신앙인의 삶을 배우라는 뜻입니다.

 

부활은 예수님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 안에 그분의 삶이 관찰되기 시작하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그리고 앞으로도 같은 현상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예수님은 율법과 성전으로 요약되는 그 시대 유대교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유대교 지도자들의 권위에 맹종하지도 않으셨습니다예수님은 하느님의 선하심을 실천하고 악마에게 짓눌린 이들을 해방시키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부활대축일은 예수님을 배워서 하느님의 선하심과 하느님이 하시는 해방을 우리도 자유롭게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고 초대합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삶에서 배웁니다우리가 어떤 실천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사는 지를 배웁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높여 허세를 부리거나, 남을 짓누르면서 죽음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부활을 믿는 사람은 예수님이 하신 선한 실천, 고치고 살리는 실천,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실천 안에 자기가 해야 할 바를 읽어냅니다. 그런 신앙인 안에 부활하신 그리스도 살아 계십니다. 신앙인은 그런 실천으로 하느님이 선하고 사랑하고, 살리신다는 사실을 증언합니다주님이신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말은 그리스도신앙인인 우리의 실천 안에 그분이 살아 계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 공석 신부님의 강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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