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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와 화해j
작성자박용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20 조회수1,864 추천수1 반대(0) 신고

용서와 화해(3)

남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그들을 용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성직자나 수도자들도 신품 성사나 종신 서훈 때 순명을 하겠다고 다짐하여 하느님께 약속하였지만 현실에 직면하다 보면 그 정신을 망각하여 상처를 받아, 이를 용서하지 못하여 서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 평신도야말로 이러한 현상은 더 많을 것입니다.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상처를 받고 이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남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즉 경제적으로 삶이 어려운 때, 인간적으로 사랑의 평화가 깨진 때, 학문적으로 의견이 상반된 때, 사회적으로 소외된 때, 육체적으로 질병이 있어 고통을 받은 때 등으로 인하여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그를 용서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우리가 먼저 용서하는 자만이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야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주님의 지상 명령이요, 우리 그리스도인이 분명히 알고 실행해야 할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외는주님의 기도에도오늘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기도문은 우리가 입으로만 외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하겠다는 다짐의 기도이고 예수님께서 이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용서 사상입니다. 이 말씀의 뜻은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명하신 것도 490번만을 용서하라는 뜻이 아니고 수에 구애 받지 말고 무조건 용서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무조건 용서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면서 돌아가시기 전에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23,34)라고 하시면서 당신에게 해를 끼친 자들을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같이 달린 죄인이 용서를 청하자 예수님께서는오늘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23,43)라고 무조건 용서를 베푸셨습니다. 이렇듯용서의 왕국에 사시는용서의 왕인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인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참 신앙인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남을 용서하려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인간적인 감정으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용서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그 결심을 하는 순간부터 용서는 시작됩니다. 그러고 나서는 하느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아무리 내가 용서한다고 하였더라도 그 여운은 항상 나를 괴롭힐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를 통하여 가르치고 계시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상처가 낫느냐 낫지 않느냐 하는 것은 상처를 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다고 인정하고 난 뒤에 하느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를 준 남을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 사람이 처한 사정을 파악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어떤 상황에 있었는가를 살펴보고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남을 이해한다는 것이 바로 남에게 베푸는 것이 됩니다.

결국 남을 용서하려면 자기를 용서해야 합니다. 즉 왜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는가를 면밀히 분석하면 자기 자신의 잘못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남을 이해하고, 자기를 용서하려고 해도 결심을 하자마자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상처가 깊을수록 그 여운은 더 오래 걸리겠지요. 때문에 한 번의 기도로써 성취가 안 된다고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여러 번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잘못을 따지지 않으시는데, 우리가 화해하러 온 사람의 잘못을 따져 용서하지 않고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되겠지요.(2코린 5,17-21 참조)

                            2019.04.01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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