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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심을 비워둬선 안 된다 - 9.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05 조회수49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9.5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코린3,1-9 루카4,38-44

 

 

 

 

 



중심을 비워둬선 안 된다

 

-해(주)바라기-

 

 

 

 

 



중심을 비워둬선 안 됩니다.

해를 향한, 해를 중심에 둔 해바라기 꽃처럼

주님을 향한, 주님을 중심에 둔 ‘주바라기’되어 살아야 합니다.


이열치열입니다.

 

다음 해바라기 시가 지난 8월의 뙤약볕 더위를 이기게 했습니다.

작열하는 불볕더위 아래

샛노랗게 피어난 해바라기 꽃이 참 강렬한 느낌이었습니다.

 

 

 

 

 


-뙤약볕 열정/샛노란 순수

 

해바라기/해보다 더 뜨겁다-

 

 

 

 

 


이 해바라기 시 있어 뙤약볕 더위에도 행복한 8월 이었습니다.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주님을 향해 주바라기 되어 살 때

샘솟는 열정에 순수한 마음입니다.

 


중심을 비워둬선 안됩니다.

중심은 주님의 자리입니다.

중심이 비워져있을 때 바로 그곳은 악령의 거처가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이런 통찰을 새롭게 한 얼마 전 읽은 글 중 다음 대목입니다.

 


“태풍이 태풍의 눈이라는 허무(虛無)의 핵심을 가지고 있을 때

  그 태풍은 본질적으로 태풍일 수 없지.”

 


고은 시인의 심오한 통찰입니다.

 

엄청난 태풍도

태풍의 눈이라는 허무에서 시작한다는 참 어이없는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큰 싸움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싸움은 물론 전쟁도 아주 별 것 아닌 것에서 일어나는 경우 비일비재합니다.

 


‘십자군의 이야기’를 읽으며 언뜻 ‘아, 삶의 본질은 전쟁이구나.

  악마에 놀아나는 사람들의 전쟁이구나.

  전쟁이 없으면 심심해서 견딜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아이들도 잘 놀다가 심심하면 싸움이 시작되지 않나.

  전쟁 대용품이 스포츠 경기요 올림픽 경기이구나.

  하여 영성가들은 이 심심함의 무(無)에서 시작되는 피 흘리는 전쟁을

  자기와의 무혈(無血)의 영적전쟁으로 돌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철수 현상의 핵심에는 태풍의 눈 같은 ‘빈곳’이 있다.”

 


어느 정치학자의 통찰도 맥을 같이 합니다.

 



‘빈곳’이 문제입니다.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는

무한한 가능성의 그러나 위험천만한 중심의 빈곳입니다.

 


비오는 날 ‘빈집’ 옆을 지나다 보면

뭔가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느낌이 들 듯 그런 ‘빈곳’입니다.


사실 오래 된 낡아가는 시골 빈집은

이런저런 들짐승의 거처가 되기도 합니다.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이다.’


사부 베넥딕도의 말씀 도 생각납니다.

한가하다함은 바로 중심이 비워져 있음을 뜻하고


이 빈자리는 악령의 놀이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심을 비워둬선 안 됩니다.

그렇다 하여 세상 우상들로 채워서도 안 됩니다.


중심은 주님만의 자리입니다.

 

주님을 중심에 모실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세상 우상들이나 악령들도 감히 접근하지 못합니다.

자기와의 영적전쟁에도 승리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주님을 만나 그 중심에 주님이 자리 잡음으로 모두 치유 받은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고,

이어 주님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 주십니다.

주님께서 병자들의 중심에 자리 잡으심으로 치유되는 환자들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마귀들은 소리 지르며

중심의 빈자리를 주님께 내드리고 도망침으로 구원된 사람들입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되었다.”

 


바로 중심의 빈자리 마다 주님을 받아들임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의 핵심입니다.

 

우리의 중심에 생명과 빛으로 자리 잡고자 파견되신 주님이십니다.


중심의 빈곳은 주님의 자리입니다.

중심을 비워둬선 안 됩니다.

중심을 비워둘 때

악마의 유혹에 빠져 분열을 일삼고

본능대로 살아가는 육적인 사람, 속된 사람이 됨은 필연입니다.

 


아폴로와 바오로는

그 중심에 주님이 확고히 자리 잡은 분들이라 추호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아폴로와 나는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정해주신 대로,

  여러분을 믿음으로 이끈 일꾼일 따름입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심은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협력자이고, 여러분은 하느님의 밭이며 건물입니다.”

 


철저히 하느님 중심의 아폴로와 바오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믿음에서 저절로 형성되는 참된 겸손에 내외적 일치의 삶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 잡으시어 영육의 치유와 구원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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