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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소한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2 -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3 조회수91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디베랴 바닷가에 서신 부활하신 예수님
 

  

사소한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2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추측하지 말라. 추측하면서 상대방과 상황을 내 멋대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특히 예민한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지나가면서 아는 척하지 않거나 평소와 달리 서둘러 인사하면서 지나가 버리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상대방이 자기를 무시하거나, 자기에게 화가 난 것으로 판단해 버리고 상처를 입는 것이다. 추측에서 나온 일방적인 판단이 친밀했던 관계를 얼마나 파괴시키며 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지 다음의 상담 케이스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예수회 신부요, 심리학자인 존․ 포웰이 한번은 관계가 악화되어 찾아온 한 부인과 그의 딸을 상담하게 되었다. 상담을 하면서 보니 문제의 원인은 너무나도 한심한 것이었다. 그 부인은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녀들 앞에서 단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의 이런 모습을 본 사춘기의 딸은 혼자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단정했다. 그리고 엄마가 다른 애인을 사귀고 있다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고 오랫동안 엄마를 미워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남편을 잃어 고통스러운데 사사건건 대들고 반항을 하니 엄마 역시 딸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부인이 눈물을 흘리지 않은 것은 자기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었다. "전 아이들을 위해서 이를 악물고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천국에 갔으며 죽음은 슬픈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왜 개와 고양이는 앙숙인가? 그것은 서로 간에 감정 표시가 다르기 떄문 이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치켜들고 살랑살랑 흔들어 대지만 기분이 언짢으면 꼬리를 늘어뜨린다. 그러나 고양이는 그 반대이다. 기분이 좋을 때는 꼬리를 내리고 성이 나면 꼬리를 세운다. 이렇게 감정 표현이 정반대이니 개와 고양이는 만나면 서로 싸울 수밖에 없다. 개가 고양이를 만나면 개는 반갑다고 꼬리를 쳐들고서 흔드는데, 고양이는 개의 이런 모습을 보고 “저 녀석이 나를 보고 기분이 나쁘구나. 꼬리를 저렇게 세우고 있으니“ 하고 생각한다.


   한편 고양이가 개를 만났을 때 고양이는 반갑다는 뜻에서 꼬리를 늘어뜨리는데, 이 모양을 본 개는 ''저 녀석이 나를 보더니 기분이 나쁘구나. 저렇게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있으니.''하며 마음이 상하는 것이다. 서로가 자기 식으로 추측 ․ 해석하면서 감정이 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다른 이들을 오해하고 멋대로 판단하고 상처받고 있는가? 내가 상대방을 오해하는 것은 많은 경우 나와 그 사람 사이의 행동양식이나 인지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몰라서이다. 예를 들면 방안이 어지럽혀져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먼지 한 점 없게 쓸고 닦는 사람이 있다. 밥을 먹고 나서 즉시 설거지를 하지 않고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밥 먹을 먹자마자 즉시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다음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서로가 다른 행동양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편이 다른 편을 비난하거나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행동할 뿐, 누가 옳고 누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러니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치 않고, 내 입장에서만 추측하고 판단하고 상처 받는다면 그 상처는 내가 자초한 것이다.


   이러한 경우, 용서는 나와 타인의 서로 다른 행동양식과 인지구조를 인정하는 데서 이루어진다. 인디언 속담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의 행동양식과 인지구조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신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아야 한다." 남의 신을 신고서 1마일을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1마일을 갈 수 있다면 우리는 내 자신의 가치기준과 행동양식과 전혀 다르게 행동했던 상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예수회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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