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4주 화요일-영적인 마라톤
작성자한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3 조회수570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 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그러면서 우리 믿음의 영도자요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오늘 히브리서는 우리 믿음의 영도자요 완성자인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그 예수님께로 꾸준히 달려가라고 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한눈팔지 말고 꾸준히 가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향해 가는 길에 있어서 한 눈 팔지 말아야 하는 것은
비단 세상에 대해서만이 아닙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하고
특히 자신의 죄에 대해서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합니다.

영성생활을 시작하는 초심자가-아니 수도생활을
수 십 년 한 수도자도-흔히 범하는 잘못은
영적 여정의 목표를 잃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우리를 홀리는 주변 것들에 한눈을 팔기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자기 죄에 한눈을 팔기 때문입니다.

수도원 들어와서 성 프란치스코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속된 말로 뿅 갔습니다.
너무도 훌륭한 성 프란치스코.
너무도 아름다운 그의 이야기.
매일 그의 전기를 읽으면서 그를 닮고자 하였습니다.
그를 보고 나를 보고.
그를 보고 나를 보고.
그를 보고 나를 보고.
보면 볼수록 그분은 대단한데
보면 볼수록 저는 너무도 초라하였습니다.
초라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저는 더 프란치스코를 닮고자 무진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라는 만큼 저는 성인처럼 되지 못하고
저의 초라함과 죄스러움만 확인하게 될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5 년여를 지금 생각해도 대단할 정도 닮으려 노력했는데
저는 도저히 프란치스코와 같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 같은 놈이 프란치스코 수도자가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에 그만 수도원을 나왔습니다.
프란치스코를 볼 때마다 저 자신에 너무 실망하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원장님이 잘 봐주셔서 나중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목표를 보지 않고 나를 본 것이
영적 여정을 망친 원인이었음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실상 우리는 빛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나의 더러움을 잘 그리고 많이 보게 됩니다.
어둠 속에 있을 때 보이지 않던 죄와 단점이
빛에 의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와 단점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
다시 어둠 속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히브리서가 얘기하듯
끈덕지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가야 합니다.
시선이 죄에 머물기보다는 꾸준히 빛을 향하도록 해야 합니다.
죄는 우리 믿음의 영도자요 완성자인 주님께 맡기며 말입니다.

영적 여정 실패의 또 다른 원인은 꾸준하지 못함입니다.
목적지에 단숨에 도달하려 함으로 금방 지쳐 포기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영적인 여정은 단거리의 여정이 아닙니다.
100m 달리기처럼 달려서는 안 되고
마라톤 달리기처럼 달려야 하는 여정입니다.
수도원 들어와 1년도 안되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년이나 애를 썼는데도 안 된다고 낙심하고 떠납니다.
어림없는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히브리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꾸준히’ 달려야 합니다.
마라톤에서 제일 금물이 오버 페이스인 것처럼
영적 여정에서도 빨리 도달하려는 욕심이 제일 금물입니다.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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