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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웅렬신부님복음묵상(말은 인격이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11 조회수1,522 추천수1 반대(0) 신고

 

김웅렬신부님복음묵상

말은 인격이다.

찬미 예수님.

어제는 은총의 밤을 하고,

저 많이 피곤해 보입니까?

교우들이 그래요.

신부님은 왜 이마가 반짝 거리세요?’

이마에 기름을 바로 나온 것도 아닌데,

피곤한데 안 피곤하게

보이는 것은 은총이죠.

감사하고 삽니다.

짧은 인생 궁상 떨면서

살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예수님도 고통당할수록 더 단정하게,

단식할수록 더 힘들지 않게

보이라고 그랬어요.

여러분들, 우리 신체 중에서

제일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

어디 입니까?

손가락, 발가락, ?

성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신체의 부위가 바로 입이에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혀에요.

제가 피정 때 하느님이 얼마나

신중을 기해 혀를 만들었는지

얘기한 적이 있어요.

성경에 보면 사람을 진흙으로 빚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흙인형이지요.

맞죠? 숨을 불어넣어 주시기 전에

사람의 오장육부,

또 눈도 콧구멍도 만드셨겠죠.

처음에는 콧구멍도 세 개를,

눈도 뒤통수에다가

하나 만들려고 하셨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앞에

두 개만으로도 바쁜데 뒤에도

있으면 얼마나 바쁘겠어요?

눈은 두 개만 달자.

이렇게 다른 것은 정리가 됐는데,

마지막으로 깊은 고민에 빠진 것이

혓바닥이에요.

하느님은 알고 계셨어요.

이 혓바닥 한 번 잘못 놀리면

집안이 뒤집어지고,

본당이 뒤집어지고,

나라가 뒤집어지고,

구역이 뒤집어지고,

레지오가 뒤집어지는 것

알고 있었죠.

결과가 선할 수도 있고

악의 도구가 될 수 있는 혓바닥을

어디에다 붙어야 될까?

처음에는 겨드랑이 밑에 붙였대요.

그런데 걸어 다닐 때 마다

걸리적거리잖아요? 땀 냄새도 나고.

그래서 등에다 붙였는데

셔츠 입고 벗을 때 마다

혀가 자꾸 뒤집어져요.

고민 고민 하시다가 찾아낸 곳이

목젖에다가 붙여놓자.

목구멍 안에 붙여놓자.

으슥한 데 숨어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면서도 불안해서

담을 한 번 쳐 줘야겠다.

그래서 사람의 이빨을 만든 거야.

담을 쳤죠. 그래도 불안해서

두꺼운 가죽으로 덧 되자. 입술.

이빨로 담을 쳐주고 입술로

두껍게 대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한 번 입 벌리면

침 튀어가면서 남 얘기로 시작해서

남 얘기로 끝난다 말이죠.

한문으로 거룩할 성() 자는

귀 이()에 입 구(),

왕 왕() 자에요.

성인은 귀와 입을

다스리는 자라고 했죠.

다른 말로 혀를 다스리는 자가

영혼을 다스린다 했습니다.

혀는 우리 몸의 가장 작은

부분 중에 하나지만,

마치 배의 방향을 잡는

노와 같아서 인생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합니다.

혀와 말은 같은 뜻으로 쓰이지요.

말은 그 자체로 파워(power)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두운 파워가 있고

선한 파워가 있죠.

이런 말은 사람을 슬프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집회서 2817- 18절에

매에 맞으면 자국이 남지만

혀에 맞으면 뼈가 부서진다.

많은 이들이 칼날에 쓰러졌지만

혀 때문에 쓰러진 이들보다는 적다.’

고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큰 소리도 안 하면서

조용히 얘기하면서

상대의 뼈를 부러뜨려요.

아주 논리적으로,

한 마디도 큰 소리 안 내지만

그것이 비수가 돼서 꽂히죠.

삼십 년, 사십 년, 오십 년이 지나도

혀에 맞은 상처는 가시질 않아요.

남편이랑 싸우다 맞아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고

멍이 들었다고 합시다.

사우나 몇 번 왔다갔다고 하고

계란으로 비비면 그 멍은

언젠가 사라져요.

하지만 남편이 너 뭐 해 가지고 왔어?

없는 집에서 와 가지고, 고맙게 생각해.’

절대 그 말 못 잊어버리죠.

바람을 피면서도 아주 당당하게

소리지면서 피는 인간을

그 부인은 절대 못 잊어요.

맞으면 그 자국은 없어지지만

손 한 번 안대도 혓바닥으로

사람을 죽일 수가 있어요.

오죽하면 집회서

그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말을

먼저 들어오면 압니다.

고상한 사람은 역시 하는 말과

행동에 예의가 있고

단정하고 품위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품 자체가 천한 사람은

역시 하는 말과 행동이

그저 천할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밖에 안 들어 있는 사람이

어찌 고상한 것을

드러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의 맨 마지막처럼

흘러넘치는 것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말은 이처럼 사람의 됨됨이를

거짓 없이 드러내줍니다.

성서는 말에 대한 여러 가지

많은 교훈을 들려주지요.

특별히 오늘 1독서는 짧지만

반드시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1독서에서 말은 곧 인격이다.’

라고 말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 자체이기에

신중해야 하며 말이 아닌 것은

하지마라 합니다.

예전에 청주 시내에 거주할 때

피곤하면 가끔 조용할 때

땀 좀 내러 사우나에 가요.

그런데 희한하게 사람이 없을 때를

골라 가면 꼭 한 인간을 만나요.

물론 우리 교우는 아니었는데

인사를 하게 됐죠.

뭐하는 사람이 모르지만,

겉으로 봐서는 비싼 시계에 외제차,

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입만 열었다 하면

욕이고 쌍소리였습니다.

듣기가 거북할 정도였지만,

그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한 번은 일이 벌어졌죠.

이 사람이 혼자 탕 안에 들어가서

물을 계속 틀어놓는 것에요.

물이 넘쳤겠죠.

그래서 거기서 일하시는 분이

몇 번 가서 물을 좀 잠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대뜸 육두문자가 나왔어요.

그래서 제가 말이 좀 심하시네요,’

하니 저한테도 막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직원이

선생님은 가만히 계세요.

수 년 동안 참았는데,

오늘 붙어보자.’

그날 그 인간은 개망신을

당하고 쫓겨났습니다.

아무리 비싼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통장에 수백억을

갖고 있어도 뭐 합니까?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다 썩은 것이고 쓰레기인데!

우리는 말을 분명히

골라서 써야 합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면

자기도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품위 있고 고상한 말을 써야 하지만

말이 아닌 것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됩니다.

그래서 말은 훈련입니다.

특히 부모로부터 말을 다루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배워야 됩니다.

입이 가벼운 사람은

입조심을 해야 합니다.

아무 말이나 전하고

헤프게 지껄이지 말아야 됩니다.

남의 대죄를 말하면

본인도 대죄를 짓는 것이고,

남의 소죄를 말하면

소죄를 짓는 겁니다.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

말이 있습니다.

오늘 성경에도 바로 나왔죠.

형제 눈에 티를 보면서도

네 눈 속에 들어있는 들보를

깨닫지 못하는구나.

먼저 네 눈에 있는 들보를 빼야만

다른 사람의 눈에 들어있는

티를 빼줄 때 선명하게

보일 것이 아니냐!

세상에 흠 없는 사람 없고

티 없는 사람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남을 함부로

단죄하는 일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제로 살아가면서 저도

말과 판단에 많은 실수를 합니다.

공부는 틀린 놈이야.’ 했는데,

그 소리 듣고 열 받아 공부해

서울대의대 갔어요.

싹수가 노랗다고 생각한 아이가

신학교 들어가서 신부가

되는 것도 전 봤습니다.

뺀질거린다고 생각했던 어느 교우,

나중에 알고 보니 남몰래

자선을 베풀고 살아요.

이렇게 우리의 판단은 정말

부정확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하느님의 눈으로 보고

하느님의 입으로 말하는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겁니다.

우리가 사람을 판단하면 그 자체로

하느님을 판단하는 것이죠.

내 눈엔 그 사람이 부족하게 보이지만,

하느님께는 내가

더 부족하게 보일 수 있고,

내 눈엔 그 교우가 교만해 보이지만,

하느님 눈엔 내가

더 교만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인간을 판단하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몫입니다.

누구에게서 상처를 받았다 하여

그 상처를 여러분들이

해결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이 알아서 심판하시고

그에 맞는 벌을 주실 거라고

우리는 믿으면 됩니다.

말은 절제도 필요하지만,

하느님이 원하신다면 어려운 말도

용기 있게 외쳐야 됩니다.

그 암흑과 같은 유신시절에

우리는 용기 있는 분들을 기억합니다.

함석헌 씨라든지 또 우리가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들.

명동성당에 군인들이 진입할 때

나를 밟고 지나가라.

그러면 내 뒤에는 신부, 수녀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며 독재에 맞서서 싸웠습니다.

의노를 보였던 겁니다.

목에 칼이 들어가도 의롭다고

여겼던 것을 절대로 굽히지 않고

외쳤던 그 예언자들 때문에 이렇게

민주주의를 누리고 사는 겁니다.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지만,

해야 될 말은 안 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분별이 필요합니다.

말이 아닌 것을 절제하고

말이 되는 것이라면 골라서

이롭게 쓰도록 애씁시다.

말은 인격입니다.

내 인격을 말로써 다듬어야 하지만

남의 인격도 우리는 도와줘야 됩니다.

하느님에게서는 말씀으로

육화가 되십니다.

우리들이 하는 말이 다른 사람에게

부활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으로

부활하셨듯이,

우리가 하는 선한 말이

죽어가던 사람을 새롭게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생생하던 사람도 우리의 어둡고

칙칙하고 가시 돋은 말 때문에

시체처럼 바뀝니다.

우리 믿는 자들의 입에서는

하느님의 말이 나와야 됩니다.

오늘 집에 가셔서 반드시 1독서

(집회 27,4-7)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성찰할 때 요즘 말을 함부로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오늘 1독서를 읽으십시오.

사람들 만나기 전에 적어도

주모경 한 다음에 나가십시오.

오늘 모임에 갑니다.

그 모임에 가서 제 입에서

주님 찬미하는 아름다운 말이

나오게 해 주십시오.

혹시라도 남을 험담하거나

어두운 말이 나오려고 하면

제 입술에 자물쇠를 채워주십시오.’

성령이 내 입을 갖고,

말 하지 않아야 될 때는

입을 다물게 해 주시고,

또 정확하게 분별의 말을

전해야 될 때는 입을 열어주시고

용기를 주실 겁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말입니다.

매에 맞으면 매 자국이 남지만

혓바닥에 맞으면 뼈가 부서집니다.

칼에 맞아 죽은 사람도 많지만

혓바닥에 맞아 죽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여러분들이 말 때문에

받은 상처 있으시죠?

그것만 생각하면 치유가 안 돼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기억 못하는 많은 말의 상처를

주었을 것이라 하는

회개의 마음이 앞설 때

제가 받은 말의 상처는

저절로 치유가 되죠.

받은 상처만 끌어안지 말고

내가 주었던 상처의 치유를 위해

기도할 때 내가 받은 상처도

치유가 된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아멘.

2019년 연중 제8주일(03/03)

(서운동성당)

-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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