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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92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7 조회수448 추천수4 반대(0) 신고

(▶◀)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며...

주님, 주님의 종으로, 이 땅의 목자로 한 평생을 사시다가
선종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옵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지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 젊은이, 너희 국민의 한 사람인 박종철은 어디 있느냐?
‘그것은 고문 경찰관 두 사람이 한 일이니 모르는 일입니다’하면서 잡아떼고 있습니다.
바로 카인의 대답입니다.” (1987년 1월 26일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 중)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6주간 화요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께서 40일간 광야에서 밤낮으로 단식하며 기도하고 계실 때에 악마가 유혹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악마의 유혹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마태 4, 4)하시며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은 물질을 중시하는 삶에서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인 진리의 말씀은 영원불변하여 사라지거나 줄어들 수도 없습니다. 말씀의 씨앗은 뿌리면 뿌릴수록 더 많은 알곡을 거두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 많아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뜻에서 두 번에 걸친 빵 기적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기억하도록 제자들에게 오늘 다시 알려주시고 계십니다. 

생명은 영원한 생명과 유한한 생명이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양식은 말씀이며 유한한 생명의 양식은 빵입니다. 영원한 것은 영원한 것을 낳고 유한한 것은 유한한 것을 낳습니다. 영원한 삶을 원한다면 영원한 양식인 말씀을 섭취하여야 함에도 제자들은 아직도 이를 깨달지 못하고 빵이 없음을 걱정하고 있으므로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하시며 제자들을 다시 깨우쳐 주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간직해야 할 것은 바로 말씀의 빵입니다. 이런 말씀의 빵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예수님처럼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있으나 말씀의 빵보다는 물질적인 빵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생으로 끝내야 하므로 그나마 가진 빵마저 빼앗길 것입니다. 이는 '부익부 빈익빈(마르 4,25)'으로 이미 설명해 주셨음에도 아직도 제자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두 가지를 더 묵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첫 째는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하신 말씀입니다. 누룩은 발효제이므로 물질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물질을 부패시키고, 본래 질량에는 변함이 없으면서도 외형만 부풀리는 눈속임의 역기능도 있습니다. 너희는 이런 역기능의 속임수를 조심하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이를 요즘 우리의 언어로 재해석하면 그릇된 종교지도자들은 엉터리 가르침으로 신자들을 속이고, 정치인들은 엉터리 공약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등 이런 행위들이 바로 우리 사회를 부패시킨다는 뜻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장정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몇 광주리나 더 늘어났지만 잘못된 종교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의 누룩은 있는 것마저 부패시키고 있으므로 누룩의 역기능을 항상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모시는 성체에는 누룩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탈출기(12,8)'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겠지만 그 참된 의미는 겉모습만 부풀리는 그런 거짓된 삶을 살지 말라는 가르침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묵상하면 누룩은 물질을 부풀리고 있으므로 물질이나 늘려가려는 삶을 살지 말라는 의미로도 묵상할 수 있습니다. 물질에 연연하는 삶은 잘못된 종교 생활을 하는 바리사이들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정치모리배들이나 하는 짓이므로 제자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삶을 살지 말라는 가르침으로도 묵상하였습니다.  

다음 묵상할 내용은, 예수님이 몇 개의 빵으로 장정 오천 명을 먹이고 사천 명을 먹인 사실을 제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이런 표징을 두 번이나 경험하였으므로 빵이 부족한 것에 대하여는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빵이 하나밖에 없다고 걱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으므로 바로 이런 내용들이 묵상의 소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기록들 때문에 오히려 복음서를 더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은 선종(禪宗)의 공안집(公案集)처럼 느껴지고 있으므로 복음서에 더 매료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빵이 하나밖에 없다고 걱정한 모습을 기록한 것은 앞의 두 번의 빵 기적은 실제에 있어서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그런 기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느냐 하는 뜻에서 복음서 기자는 제자들이 걱정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저희들에게 알려주려는 교훈은 아직도 물질의 부족함을 걱정하고 있다면 이제는 그런 잘못된 생각들을 청산하라는 뜻에서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하시며 물질의 욕망에서 이제는 벗어나라고 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물질을 추구하는 삶에서 말씀인 진리를 추구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삶으로 우리 모두를 변화시켜서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언제나 이런 가르침에 충실한 삶이 되도록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을 살기 위해서는 진리의 말씀으로 양식을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였습니다.
저는 오직 하나, 자비만을 기억하며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언제나 자비를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성령으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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