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늘 나라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6 조회수602 추천수8 반대(0) 신고
날씨가 참 포근합니다. 이곳은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4월이 되면 갑작스레 기온이 높아지고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더위에 살 수 없을 정도로 숨막히는 무더위가 시작될 것임을 알기에 일찍 시작된 봄을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얼른 온 몸과 마음으로 즐겨야함도 압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주일학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맛있는 비빔밥을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아침은 대충 먹고 점심은 시간이 애매하여 못 먹고 가고 미사를 드린 후 3시가 넘어 먹는 밥은 꿀맛입니다. 배도 부르고 날씨도 좋고 커피  한 잔을 들고 밖으로 나와 평상에 앉았습니다.
 
작은 아이부터 큰 아이 심지어 몇몇 남자 어른들도 운동을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립니다. 여자 아이들의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나른한 오후의 자장가가 되고 눈 앞에 펼쳐진 초록 잔디 위에 남자 아이들이 풋볼을 하는 모습이 한없이 평화로와 그대로 눈을 감으면 내가 하늘 위에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가끔 하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상상을 해 보곤 합니다. 아름다운 구름과 태양 빛을 볼 때 하늘은 저렇게 오묘하고 경이로운 모습일까 라고 생각도 했다가 지금처럼 아이들이 밝고 환하게 초록 잔디에서 뛰어 노는 것을 보면 또 이런 모습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모습일지 눈으로 정확히 그릴 수는 없으나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 곳임에는 틀림 없겠지요?
 
자연도 평화롭고 사람도 평화로운 즉 절대 평화만이 존재하는 곳이 하늘 나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평화로운 기운을 느낍니다. 나중에 내가 가서 영원히 살게 될 하늘 나라를 조금이나마 맛보기 하는 것도 같습니다. 저의 꿈이 참으로 원대합니다. 매일 매일 죄를 지으며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 나라에 가서 살 것임을 확신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 세상에서 지은 죄 때문에 연옥이란 곳을 당연히 거치겠지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뜻대로 하늘 나라로 가야하고 하늘 나라로 갈 수 밖에 없는 하느님의 아들, 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희망이 없다면 신앙을 가지는 것이 참으로 무의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당 공동체에서 만나는 교우도 이곳에서 만나는 교회 안의 형제 자매들도 아주 먼 훗날 하늘 나라에서 언젠가는 만날 것입니다. 만나면 우리 어느때 어떤 인연으로 만났었다는 한편의 좋은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잔디에서 뛰어 노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며 제가 또 구비 구비 생각의 길을 따라 이곳에까지 와 버렸네요. 딴길로 잘 새는 저이지만 하느님 손안에 있는 길로만 가길 원하는 마음은 늘 변함없이 가지고 있습니다. 혹 제가 하느님 손 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샐양 싶으면 꼭 하느님 손바닥에 다시 얹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십계명 중 제 3계명인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주제로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다 보면 사실 제가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영어로 된 교재는 아주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우리 생활에 친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해 줍니다. 어떤 형이상학적인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의 예를 보여 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어떤 강압적인 명령이 아니라 안식일에 거룩한 성당에 와서 쉬도록 하여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신후 7일째 쉬셨던 것처럼 주님께서는 주님 안에 완전히 쉴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한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 가득한 초대임을 알게 됩니다. 초대를 받은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가서 주님의 잔치인 성찬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분 안에서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고 오는 것이 우리가 주님의 날에 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주일마다 성당에 가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주어진 일을 하고 돌아 오기가 급급합니다. 주님 안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 오는 주일 저녁에는 월요일 아침의 미사에 가서 쉬고 싶고 주님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해 집니다.
 
이제부터는 주님의 날에 제일 중요한 주님 안에 쉬는 일을 우선으로 행할 수 있도록 주님께 지혜를 구할 것입니다. 요즘 들어 하늘은 저를 참 많이 기쁘게 합니다. 폭풍과 토네이도의 영향 때문인지 매일 다른 모양의 구름과 구름 사이로 내리 비치는 빛이 마치 하느님의 걸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도 엄마 저건 God's work 라 환성을 지릅니다. 성당에서 돌아 오는 길에는 아주 큰 구름 백로 한마리도 보았습니다. 길게 내민 목과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이 영락없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한국의 백로였습니다.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한참을 쳐다 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 평화를 느끼고 하늘 나라를 조금이라도 맛보는 이는 하늘 나라가 먼 곳이 결코 아님을, 내가 돌아 갈 곳임을 알고 오늘도 희망찬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새로 시작하는 한 주도 주님 안에 희망의 발걸음으로 내딛기를 빕니다. 주님 안에 오늘도 행복하세요. 그리고 이말은 꼭 하고 싶은 말. 다들 뭔지 아시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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