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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 어디 있느냐?” - 2.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4 조회수476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2.14 토요일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창세3,9-24 마르8,1-10

                                                         
 
 
 
 
 “너 어디 있느냐?”
 


“너 어디 있느냐?”

오늘 창세기를 읽을 때 마다
늘 새롭게 마음에 와 닿는 구절입니다.
 
사제 수품 시 호명에 이은 대답도 생각납니다.

“예, 여기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아담은 하느님의 부르셨을 때,
‘예, 여기 있습니다.’ 대답하지 못하고 하느님이 두려워 숨었습니다.
 
죄의 결과 두려움의 어둠 속에 숨어버렸으니,
이미 하느님과의 관계에 벽이 생겼음을 뜻합니다.
 
하느님께서 ‘너 어디 있느냐?’ 물으신다면
즉시 ‘예, 여기 있습니다.’ 대답할 수 있겠는지요?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은 ‘너 어디 있느냐?’입니다.
있어야 할 제자리에 있는가 묻는 것입니다.

죄의 결과가 분열의 벽이요 공동체의 파괴입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죄는 즉시 파급 전염되어 공동체는 오염되기 마련입니다.
 
이래서 고백성사가 있습니다.
죄의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고 죄의 용서를 통해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고백성사의 은총입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자기는 쏙 빠지고
하느님과 여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아담입니다.
 
죄의 결과 제자리를, 자기를 잃은 아담입니다.
 
이미 하느님과의 관계, 여자와의 관계, 자기와의 관계가 금이 간
아담입니다.
 
모두 죄의 결과입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아담과 똑 같이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 책임을 전가합니다.
 
아담에게 주신 다음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

결국 죄로 인해
하느님과의 관계, 나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가
금이 갔음을, 벽이 생겼음을 뜻합니다.
 
함께 해도
‘하느님 따로’, ‘너 따로’, ‘나 따로’ ‘자연 따로’의
외롭고 고독한 고립의 각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대로 오늘의 분열된 공동체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은 이 부부에게 가죽 옷을 입혀 주셨지만
즉시 에덴동산에서 추방하시니
이제부터 참 고달픈 광야 인생을 살게 된 아담과 하와 부부입니다.

‘이렇게 사람을 내쫓으신 다음,
  에덴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

바로 이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활짝 열어 주신
새 아담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아담이 하느님의 실패작(?) 이라면
그리스도 예수님은 하느님의 성공작(?)입니다.
 
주님 십자가의 길을 통해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열어 주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그리스도 예수님이자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에덴동산을 비전으로 한 수도원이요,
미사를 통해 지금 여기서 현실화 되는 에덴동산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 그대로 성체성사를 상징합니다.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위 복음의 묘사는 그대로
미사 중 성찬전례와 성체분배를 연상케 합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이 말씀 또한
마치 포도주를 축복하여 변화된 성혈의 분배를 연상케 합니다.
 
광야에서 주님 덕분에 사천 명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합니다.
 
상체성사의 풍요로운 은총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복원된 에덴동산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광야인생을 에덴동산 인생으로 바꿔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이 에덴동산 미사에서
십자가의 생명나무의 열매인 성체를 모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분열된 공동체의 벽들을 허무시어
당신 안에서 한 몸 공동체를 이루어 주시는 성체성사의 주님이십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대대로 저희에게 안식처가 되셨나이다.”(시편90,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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