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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3일 야곱의 우물- 마르 7, 31-37 묵상/ '이 녁석들아! 제발 좀 열어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3 조회수45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 녀석들아! 제발 좀 열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주십사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마르 7,31-­37)
 
 
 
 
◆신체장애 중에서 불편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특히 말을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 것 같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은 마치 혼자만 뚝 떨어져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측은지심이 든 예수님은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치유하신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치유기적은 육체적 장애의 치유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영적인 귀머거리와 말더듬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적인 말더듬이는 어떤 사람일까? 신앙을 실천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에게 선포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평생 신자로 살아가면서도 이웃 사람에게 성당에 가자는 말을 못하는 사람, 기도하라고 하면 못한다고 꽁무니를 빼는 사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식사전후기도가 쑥스러워 우물쭈물하거나 허벅지에 십자표시 쓰윽 긋고 밥 먹는 사람, 교회나 하느님을 비판하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 소리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말더듬이 신앙인이 아닐까?
 
영적인 귀머거리도 마찬가지다. 하느님의 말씀은 좋은 말씀이라고 끄떡이면서도 한귀로 흘려버리는 사람, 그래서 복음적 사랑은 머리와 입으로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흔히 천주교를 비판할 때 벙어리 교회라고 한다. 천주교 신자들은 전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하느님 말씀을 드러내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신자가 많기 때문이란다.

나는 하느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는 아닌지, 들어도 못 들은 척하며 하느님 말씀을 이웃에게 전할 용기가 없어 우물쭈물하는 반벙어리 신자는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그런 우리에게 주님은 “에파타”라고 하신다. “이 녀석들아! 제발 좀 열어라!”라고 하시는 것은 아닌지 쑥스럽다.
이재학 신부(인천교구 바다의 별 청소년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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