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꼭 보내고픈 봄소식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2 조회수563 추천수8 반대(0) 신고

오늘은 저녁에 저희 성당에서 수요 미사가 있기 때문에 아침 미사는 가지 않았어요. 시간이 참 빨리도 갑니다. 1주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주중의 가운데까지 이르렀네요. 매일이 비슷 비슷한 반복된 생활이지만 수요일 저녁에 우리 성당에 가서 교우들과 미사를 드리고 오면 또 주일까지 나머지 날들을 잘 보낼 수 있는 힘을 얻어 옵니다. 그래서 30분 넘게 밤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 수고가 있긴 하지만 수요일 저녁 미사가 기다려지고 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반드시 미사에 참례하려고 합니다.  

신부님께서 지난 가을부터 미사 중에 부르는 성가를 생활 성가 반, 전통 성가 반 이렇게 섞어서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봉헌 성가나 성체 성가를 생활성가로 부르는데 참 은혜롭습니다. 마음을 다해 성가를 부르고 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성가를 통해서도 주님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경험합니다.

이른 아침 제가 산책을  하며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제가 이곳에서 만난 봄소식을 너무 전해 주고 싶어서 그 사진들을 올리려고 90번만 더 하면 100번이 될만큼 시도했는데 무슨 문제인지 모르지만 사진을 올릴 수가 없었어요. 신경질이 조금 나긴 했지만 그 사진을 찍으며 제가 느꼈던 봄을 이렇게 글로 표현해서 봄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만난 저의 봄은 꽃이었습니다. 수선화가 우리 동네 집들의 정원은 물론이고 공원의 빈터에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게으름으로 저희집 수선화는 늦게 봄을 알려 주겠지만 부지런히 뿌리를 심은 이웃 덕분에 제 때에 봄을 보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선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매화와 비슷한 보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꽃분홍색으로 나뭇가지를 휘감은 꽃도 보았습니다. 우리 집 옆집에는 자목련이 만개하였는데 한국의 목련과 비교하면 꽃송이가 작은 편이지만 생김새는 꼭 닮았습니다. 어제밤 세찬 비바람에 꽃잎이 젖어 있긴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어떤 시련에도 꿋꿋이 살아 있습니다. 담장 너머로 한 장 또 찰칵 찍었지요.

공원 길을 따라가다 만난 다람쥐랑 마주 보고 인사도 하였습니다. 앞 발을 치켜 올려 세우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는 폼이 마치 내 사진의 모델이 되고 싶다는 몸짓으로 보였습니다. 새록 새록 땅에서 올라 온 금잔디 초록 잔디는 요삼아  털석 누워서 파란 하늘을 쳐다 보고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조그만 개울을 따라 걷다가 푸더덕 푸더덕 소리가 나서 쳐다 보니 청둥오리 숫놈 두마리가 암놈을 가운데 두고 쟁탈전을 벌이다 셋다 지쳤는지 다른 곳으로 급히 날아가 버리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껍질이 유난히 두터운 고목에는 기생하는 다른 종류의 식물이  만들어낸 초록 잎이 고목에 생기를 주는 듯 하였고 마른 낙엽 위에 노란 꽃으로 고개를 쏙 내민 민들레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싹을 품은 나무가 유난히 아름다웠고 그 위에 청아한 목소리로 봄 노래하는 오렌지빛 카디날도 봄이 오는 것이 설레나 봅니다. 그리고 어느 집 빨간 대문에 붙어 있는 핑크색 하트로 장식한 리스가 사랑의 하트를 제게 보내 오는 듯 했습니다. 돌아 오는 토요일이 발렌타인 데이이므로 많은 집들이 하트로 대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니 사랑도 옵니다. 사랑이 움트는 이 시간이 축복입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하나씩 선물해 보세요. 이 곳 발렌타인 데이는 남녀 구분 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는 날입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혹은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합니다. 아이들 학교에서도 발렌타인 파티를 하고 조그만 사탕 하나씩을 같은 반 친구들에게 다 줍니다. 사랑의 말도 좋고 노래도 좋고 아님 초콜렛, 꽃, 케익 혹은 사랑을 담은 편지도 좋습니다. 사랑한다고 표현해 보세요. 그러면 사랑이 점점 자라서 이 세상을 가득 채우지 않을까 싶어요.

이상 오늘 아침 제가 산책하며 만난 봄입니다. 사진이 올라 가면 사진으로도 보여 드릴께요. 저는 오늘 조앤과 점심 약속이 있어 함께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침에 또 아는 언니가 갑자기 전화해서는 별 일 없으면 밥을 사 주겠다고 그랬습니다. 이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해서 어쩜 좋아요?...ㅎㅎ...보통은 방바닥을 긁고 있는 날이 대부분인데 오늘만 인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아무튼 점심도 잘 먹고 좋은 얘기도 나누고 행복한 기분이 되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오늘도 모든 분들이 주님 안에 사랑 가득한 날 되시길 빕니다.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오니 더 사랑하고 싶네요. 억수로 허벌나게 많이 사랑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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