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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8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0 조회수453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13

그때에 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2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3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4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5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7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9 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너희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하느님의 계명을 잘도 저버린다. 10 모세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11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12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13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묵상은 사실 민감한 부분을 묵상해야 하므로 피하고 싶은, 또 묵상 내용을 공개하기에는 껄끄러운 민감한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말씀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어느 말씀이나 소중하고 귀한 말씀이므로 민감한 말씀이라 하여 묵상한 내용을 정리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며 오히려 이런 말씀일수록 더 소중히 묵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직자분들은 오늘 복음을 양심껏 알려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지므로 저는 배우는 입장에서 제 양심껏 오늘 복음을 묵상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인용하여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훈계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훈계하였다는 것은 바로 지금의 저희 교회와 저희들에게 훈계하시는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성경 말씀은 그때 그 사람들에게 한 말씀이므로 우리는 성경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인류의 위대한 지적 산물인 모든 경전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의 영원한 지혜의 말씀이므로 어느 한 말씀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말씀들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저희들과 저희 교회에 대하여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7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하신 이사야예언자의 말씀을 인용하고 계십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하셨습니다.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부모님의 제사는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또는 매일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 있으므로 하느님을 공경하여도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공경할 수는 없습니다. 그 정성을 부모님에게 반에 반만 쏟으면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공경하기 보다는 진실된 마음으로 공경하라고 알려 주시고 계십니다. 지금 저희들이 하는 공경은 사람들이 만든 교리를 따르는 것이고 입술로만 공경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다고 질책하고 계십니다.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하셨습니다. 사람의 규정은 사람의 도리를 말씀하신 것이며, 사람의 도리는 하느님을 바르게 섬기는 것임을, 그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은 교리로 획일화 할 수 없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은 궁극을 향하는 마음이며, 궁극은 우리의 인식을 벗어나 있는 것임에도 이를 인식의 산물인 교리로 획일화하여 섬기는 것은 헛되이 섬기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계십니다.

만약 이런 말씀을 어느 성직자가 얘기하였다면 당장 이단논쟁에 휘말려서 파문을 당할 것입니다. 또 일반 교우가 이런 얘기를 하였다면 당장 교적을 지워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이므로 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이단이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주만물의 근원이 되시는 분입니다. 우주만물의 근원이신 하느님은 우리의 인식의 차원을 넘어 계시는 분이므로 우리는 하느님을 직접 섬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주만물의 관계 속에서 하느님을 어렴풋이 인식할 수 있을 뿐이므로 우주만물과 관계를 바르게 설정하는 것이 하느님을 바르게 섬기는 첫 걸음임을 알려주시고 계십니다.

우주만물과 관계 설정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인간관계의 첫 시작은 어느 누구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으로 무엇보다 우선하여 부모에게 효를 다하라는 말씀이며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뜻에서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고 힐책하시고 계십니다.

이 말씀은 한마디로 제 부모도 섬기지 못한 사람들이 하느님을 섬긴다는 그런 소리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 옆에 계시는 부모님도 못 섬기는 자들이 하느님을 섬긴다는 그런 잘못된 짓들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자기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하느님을 잘 섬기는 것이며 자기 가족을 잘 부양하는 것이 하느님을 잘 섬기는 것이며 그리고 내 이웃을 잘 섬기고 더 나아가 모든 피조물과 좋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을 잘 섬기는 것임을 알려주시며 이를 방해하는 것이 하느님을 섬긴다고 사람들이 만든 교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불가에서는 수행을 함에 있어서 부처가 방해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가 방해하면 조사를 죽이라는 殺佛殺祖의 가르침이 전해내려 오고 있습니다. 궁극을 향한 진리적 탐구인 수행은 획일화하여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절대적인 것은 오직 한분이신 하느님뿐이며 나머지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상대적인 것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 수시로 변하므로 이런 가변적인 모든 요소를 획일적으로 규정할 수 없으므로 절대성이 요구되는 교리화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절대적인 것은 오직 하느님 한 분이시므로 교리를 절대화하면 교리가 바로 하느님이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교리를 지배하는 사람이 바로 하느님이 되어 버리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교리는 언제나 보편적인 것이고 이를 절대화하는 것은 보편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가톨릭의 뜻부터 다시 배워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인 것을 절대화시킬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며 보편적인 것을 절대화하여 이단논쟁을 하는 것은 우리 교회를 위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입니다.

교리를 일반적으로 Dogma로 부르고 있으며 요즘은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려는 뜻에서 '도그마에 함몰된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하나밖에 모르는 단세포적 사고를 하는 사람, 즉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이 바로 도그마임에도 저희는 이런 도그마를 종교라는 이름 하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국가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법이 필요하고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규율이 필요하고 교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교리가 필요합니다. 국가의 법을 지키고, 조직의 규율을 지키고, 교회가 정한 교리를 지키는 것은 그것이 진리이어서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조직 그리고 교회의 안정을 위해서 준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안정을 위해서 교리를 준수하는 것과 교리가 진리이어서 믿어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이를 우리는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진리적 관점에서 교리논쟁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논의 되어야 하고 이런 논쟁은 사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는 이단의 관점보다는 조직 안정성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종교가 진리의 추구보다는 조직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둘 수는 없는 것이므로 현대종교는 이제는 진리를 추구하는 열린 종교를 지향할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리를 추구하는 관점에서의 교리논쟁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대하여 아직 못 다한 묵상은 많이 남아 있지만 마무리를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묵상은 교리를 배척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며 우리는 교리를 준수해야합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교리를 절대화하지 말라는 뜻으로, 교리로 모든 것을 제단하려는 이런 잘못된 도그마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참 하느님을 섬길 수 있다는 뜻으로 오늘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교리로 하느님을 섬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교리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지 말라고 하시며
저희들은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하시며
이런 행위들은 모두 하느님을 헛되이 모시는 것으로 알려 주셨습니다.
저희 교회와 저희 모두가 이런 가르침을 충실히 따를 수 있도록
성령님께서 저희 교회와 저희를 바르게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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