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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깥에서 성인(聖人) 소리 듣는 것보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1 조회수490 추천수14 반대(0) 신고

바깥에서 성인(聖人) 소리 듣는 것보다

 

같은 동네 살았다는 이유로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거부한 나자렛 사람들의 불신을 바라봅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특별할 것이 없었던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볼 때 예수님의 부모 요셉과 마리아 역시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던 예수님이었는데, 율법학교라고는 문턱도 못 넘어가본 예수님이었는데, 그저 조용히 목수 일을 하며 30년을 지낸 예수님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 눈에 띄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자렛의 한 회당에서 설교를 시작하는데, 종래의 지도자들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율법학자들의 가르침과는 달리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는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았고 심금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습니다. 떨떠름하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렇게 투덜거렸습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화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많은 경우 우리 역시 나자렛 사람들과 비슷한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와 동고동락하는 형제들 안에 메시아성을 지닌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이웃들 안에 제2의 예수님이 계십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 우리 회사 안에, 우리 가정 안에 하느님 나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그를 잘 안다는 이유 하나로, 그의 부족함과 한계, 취약점을 파악하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 가까이 계시는 메시아를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 안에도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해 계십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도 반드시 하느님께서 거처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 가까이 현존해 계시는 하느님을 찾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기며 그들 안에 머물고 계시는 메시아를 발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내 안에서 내가 점점 작아지고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점점 커지도록 나 자신을 내어놓고 비워내야겠습니다.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 2의 예수 그리스도로 변화시켜나가야겠습니다.

 

가끔씩 제 부끄러운 글이 활자화되어 나올 때 마다 다른 누구에 앞서 같이 살아가는 형제들 앞에서 많이 부끄럽습니다. 내가 제대로 살지도 못하는 부분들이 그럴 듯하게 묘사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쫌생이면서도 글로는 성인군자처럼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공동 휴게실에 제 글이 실린 잡지들이 배달되어오면 보는 즉시 깊숙한 곳으로 감춰버립니다. ㅋㅋ

 

바깥에서 성인(聖人) 소리 듣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가까이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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