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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유 연구의 교과서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09 조회수489 추천수2 반대(0) 신고

 

 

<비유 연구의 교과서>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마태 21,33-46)



  이 대목은 세 공관복음서와 토마복음서에 모두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세부적인 묘사가 각 복음서마다 상당히 다릅니다. 그 결과 학자들은 이 대목 연구를 통하여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 대해 충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비유 말씀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성서신학자들에게 좋은 연구 거리가 되었습니다. 비유 연구의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본문을 비교하여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내용이 어떤 것인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되었으며, 초기 공동체와 복음서 저자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새롭게 내용을 첨가하여 기술하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서 각 저자가 어떤 점을 강조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대목을 예수님께서 직접 발설하셨을까? 하는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결론이 났습니다. 1 세기에 갈릴래아 지방에서 부재지주들이 요구하는 과도한 소작료 징수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사건들이 실제로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AD 6년경 유다라는 갈릴래아 사람이 과도한 조세에 저항하는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때 예루살렘 성전 마당에 시신을 방치하여 성전을 모독하는 불상사가 생겼습니다. 이 사건으로 예루살렘사람들은 갈릴래아 사람들을 더 경원시하게 되었습니다. ‘이방인의 갈릴래아’라는 조롱조의 말도 이런 것에서 연유하였습니다.


  예수는 청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런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당신께서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마땅히 내어야할 소작료를 떼어 먹기 위해 악행을 저지르고, 마침내 그 포도원마저 차지하려고 살인까지 저지른다는 내용입니다. 반성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고발하고 경고하는 단순한 비유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예수님께서 우의적인 표현을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초기 공동체에서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 사건 이후에 이 대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의미들이 첨가 되었습니다. 구약 이사야서 5,1-7절의 포도원 이미지도 담기게 되고, 주인의 아들이 예수님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처형 상황이 담겨지게 되었습니다. 못된 소작인들이 주인에게 벌을 받게 되는 모습도 담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의적(알레고리)인 내용이 담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포도원=이스라엘 -> 하느님나라,     집주인=하느님,   

  농부들=유대 지도자들 -> 유대 백성 전체,

  종들=예언자들,  아들=예수 그리스도,  

  포도원 밖에 쫓아 죽임=예루살렘 성 밖에서 십자가 처형,

  농부들의 처벌=이스라엘의 배척,   다른 백성=이방인 ->새 공동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돌이 됨=십자가에 죽은 그리스도가 부활하심,

  소출=선행, 


  이렇게 초기 공동체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자신들의 삶 속에서 새롭게 해석한 것입니다. 그들의 신앙이 담겨지게 되었고, 예수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그리스도론이 담기게 되었습니다. 구세사적 흐름이 이 대목에 다 녹아들게 된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는 우리도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살아 있는 말씀으로 새겨들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포도원은 우리의 몸과 영혼이며, 교회이며, 인류 공동체입니다. 그 안에 하느님의 영인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이 성령은 천지 창조 때 휘돌고 있던 기운이며,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코에 숨결로 넣어 주신 영입니다. 그리고 세례 때 안수로 받은 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성령을 거역하는 죄를 자주 범합니다. 그 죄 중에 모르고 짓는 죄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알고 짓는 죄는 점점 커져 나중에는 그 죄에 무감각하게 되고 되 돌이킬 수 없는 대죄를 짓게 만듭니다.

  그중에서도 “모영성체와 모고백”은 심각한 대죄라고 합니다.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나중에는 죄에 휘둘려 아예 하느님을 배반하게끔 된다고 합니다. 바로 외 아드님께서 우리에게 주고가신 성령입니다. 제 몸 안에 계신 성령을 죽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어떠한 죄를 짓든,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을 하든 다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1)


  또 성령을 모셔야 할 자리에 재물을 욕심내는 악한 마음을 키우고 있습니다. 맘몬이라고 표현되는 재물은 우리의 영혼을 마비시켜 점점 맘몬을 숭배하게 만들고, 심각한 죄에 빠지게 만듭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위하여 자신의 양심을 팔고 남의 생명까지 빼앗는지 모릅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마태 6,24)


  우리가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할 때 우리는 내쳐질 것이며, 새로운 백성이 우리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성령은 먼저 우리 개개인을 성화할 것이며, 교회 공동체를 성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 인류 공동체를 한 형제자매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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