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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2 조회수489 추천수4 반대(0) 신고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너희는 또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요한 5,31-47)



  구체적 역사상 인물인 예수는 어떤 관념이나 사상, 추상 원리나 규범이 지니지 못하는 분명함이 있습니다. 관념, 원리 등과는 달리 모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선명한 감화력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의 말과 가르침과 일치하는 행동들은 역사상 그 어떤 인물이 보여준 모습보다 더 호소력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 사상가, 종교 지도자들이 지구상에서 살다가 떠났지만 예수만큼 확실한 언행일치의 실현성이 있지 못했습니다. 즉 그의 인격이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또 예수의 탁월함은 십자가라는 최악의 형벌이 지니는 여러 가지 부정적 성격을 일거에 반전시켰다는데 있습니다. 역사상 그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가치의 전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수치의 표징’이 ‘승리의 표징’으로 바뀐 것입니다.


  현대 불교의 선사 스즈끼 다이세쯔는 “나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리스도교와 불교 사이에 가로 놓인 심연을 깨닫지 않을 수 없다.”라고 겸허하게 썼습니다. 죽음이 생명으로 바뀌는 장면을 침묵으로 실현하여 보여준 쾌거입니다.


  유대 토라와 예언서에도 ‘고난 받는 종의 모습’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지만, 막상 깨닫지 못했던 것을 예수는 실제로 보여주었습니다. 또 바로 그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예수 안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요한복음 5,31-47절 대목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31-40절 까지는 증언에 관한 주제이고, 41-47절은 영광에 관한 주제입니다.


  예수가 빛이라면 유대인들이 한때 큰 기대를 두었던 요한은 작은 등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태여 예수께서 어떤 분이신지 인간의 증언이 필요치 않으나 요한이 말한 진리의 증언과 더불어 예수께서 몸소 실행하는 일과, 아버지의 증언과, 성경말씀이 예수가 어떤 분인지 확실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 예수는 사람들이 스스로 나누어 갖는 영광에는 관심도 없으며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만이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그 영광은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알며, 그 뜻대로 청종하는 사람만이 선물로 선사받는 영광입니다. 스스로 하느님과 예수님의 뜻에 투신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새 생명을 말합니다.


  예수께서 추구했던 영광은 인류 역사에서 위대한 스승들이 설파했던 가르침과는 다릅니다. 그 가르침을 통해 이룩하는 영광과도 또 다릅니다. 인간이 스스로 얻은 영광이 아닙니다.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광입니다.

  인간이 올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올바른 사고'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영광이 아닙니다. 인간이 '본래 선한 본성'을 잘 지키고 가꾸어 이룩하는 영광도 아닙니다. 또 수행을 통한 '깨달음으로 번뇌 망상을 해탈'하는 그런 영광도 아닙니다.


  예수는 인간 역사 안에 들어온 하느님 말씀입니다. 우가 존재하고 지구가 존재하는 만큼 확실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 말씀을 우리 안에 머무르게 하여, 우리를 기름지게 만들고 싹을 돋게 만들며 생명의 양식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이사야 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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