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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르심의 첫 번째 목적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3 조회수760 추천수12 반대(0) 신고

 

 

 

연중 2주간 금요일 - 부르심의 첫 번째 목적

 

요즘 저희 교구 한 신부님이 로마에 일이 있으셔서 와 계십니다. 오늘 오전에 바티칸에 일 보실 것이 있어서 제가 차로 여기저기 데려다 주었습니다. 한 곳에 그 분을 내려드렸습니다. 그 분은 금방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있던 경찰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빨리 차를 빼라는 것입니다. 저는 잠깐이면 된다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저를 보고 한 경찰관이 ‘Vatene!’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한다는 것은 욕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뉘앙스 상으로는 “꺼져버려~!”하는 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가 이태리어를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그랬는지 외국인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집으로 들어오면서 수위아저씨에게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태리 경찰들은 친절하지 않아요.”

저도 모르게 그 한 사람의 잘못을 이태리 경찰 모두에게 뒤집어씌운 것입니다. 나중에 그 중에 몇몇만 좋지 않고 친절한 경찰들도 많다고 말을 했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수위아저씨도 이 일을 하기 전에는 경찰직을 삼십 년 이상 한 분입니다. 아저씨는 저의 말이 맞다고 하면서도 기분은 별로 좋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한 사람의 잘못을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생각해버리는 저의 잘못도 없지는 않지만, 또한 크게는 그리스도인, 작게는 사제의 한 명으로서 전체 그리스도인이나 사제들을 욕 먹이게는 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래에 교황 요한바오로 2세나 마더 데레사 성녀가 가톨릭의 인상을 좋게 했었습니다. 성인 몇 명이 전체 종교의 이미지를 좋게 한다면, 반면 몇 명의 성직자나 수도자, 혹은 신자들이 그 이미지를 깎아먹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부르심을 받을 때 주님의 복음을 세상에 전파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불러주신 이유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단순한 일꾼을 뽑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을 뽑으실 때 첫 번째 목적은 당신과 함께 머물고 관계를 맺고 또 가르쳐 또 다른 당신의 모습을 지닌 제자들을 만드는데 있었습니다. 그 다음이 세상에 나가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등의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고민하여 뽑으신 첫 번째 목적이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려는 것’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실 본당에 있다 보면 어떤 때는 너무 바쁜 나머지 주님과 함께 있는 시간보다는 외적인 일에 더 치중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항상 실수를 하고 안 좋은 모습을 신자들에게 보이게 됩니다.

기도가 우선인 것을 알면서도, 기도하지 않고서는 어떤 좋은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한 명의 경찰관을 보면서 다시 ‘주님과 함께 있는 시간’은 어떤 일이 있어도 먼저 채우고 활동은 그 다음 소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은 일반 신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사실 ‘저런 신자 때문에 성당 나오기 싫어요!’란 말을 듣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 첫 번째 부르심의 이유가 그 분과의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고 다른 것은 이차적인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도록 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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