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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잔치 초대장을 받은 우리는 /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8-22 조회수902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시어 최고의 혼인 잔치를 차려 주셨다. 그런데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 가운데 어떤 자는 일에 매달리느라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돈에 정신이 팔려 장사를 하러 나간다. 술과 도박에 빠져 잔치에 오지 않은 자들도 더러 있었다. 심지어는 오로지 자기만을 믿다보니 초대하는 이를 이유도 없이 미워하는 자도 분명 있었을 게다. 잔치 주인은 화가 났다. 그는 종들을 사방 보내어, 길거리에서 만나는 이 모두를 잔치에 부르게 했다.

 

그러자 잔칫방은 온갖 이들이 떼거리로 가득 찼다. 가난한 이, 장애인, 걸인들이 저마다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역설적으로 하느님께 가까이 있는 이는 버림받은 이들이 더 많을 수가. 잔칫방은 악한 이 선한 이 할 것 없이 손님들이다. 여기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 곧 새 인류와 교회의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소개하신다. 이렇게 유대인 및 이방인에게도 열어 놓으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혼인 잔치에 비유하신다. 사실 하느님 나라의 초대는 기쁘기 그지없는 혼인 잔치마냥 웃음이 철철 넘치는 초대일 게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기쁨이 넘쳐나야 하리라. 그렇지만 초대받은 이가 의무를 게을리 하거나 다른 데에 한눈을 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의당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곳이기도 하리라. 바로 여기에 그리스도의 교회 백성인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에 따라 복음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는 이들이어야 한다.

 

이렇게 만일 우리가 우리 공동체에 잔치를 벌인다면 누구를 초대하겠는가? 자신의 잔치에 가난한 이나 장애인이나 거지를 기꺼이 초대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결코 아닐 게다. 초대 손님으로 먼저 가까운 친지나 좋아하는 사람, 부자들을 우선은 떠올릴 게다. 그렇지만 하늘 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는 자격에는 재주나 능력이 있어야 하는 건 정녕 아니다. 주님에 대한 믿음만을 갖추면 족하다. 모든 이를 초대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모든 이가 다 귀하다는 뜻이리라. 그런 만큼 주님 초대를 받는 데에는 신분이나 직업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하늘 나라는 주님의 자비로 우리에게 거저 선사되는 것이기에 우리가 준비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 있을 게다. 그것이 무엇인지 마음속에서 절실하고 명확하게 떠오를 때 비로소 이 하늘 나라의 존재를 보리라. 우리 가슴속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열망, 그저 자신의 처지에 주저앉아 눈앞의 일에만 안달할 것이 아니라, 영원하고 진실한 세계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우리의 믿음을 지켜 준다. 이렇게 참되고 고귀한 갈망이야말로 하늘 나라의 초대장이 아닐까?

 

따라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주님께서 심어 주신 하늘 나라에 대한 이 갈망을 유혹과 곤경 속에서도 꿋꿋이 지키는 데 있음을 분명히 느끼자. 사실 우리는 자신의 앞날을 잘 모른다. 알려고 애써도 알 수도 없다. 더더구나 미래를 안다면 삶의 의미는 오히려 반감될게다. 고통과 시련을 만나도, 끝을 보기에 덤덤해지리라. 성공을 거두어도 결과를 알기에 싱거울 수도.

 

그러기에 희망은 미래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현실에 있다. 임금은 아들의 혼인 잔치에 많은 이들을 초대하였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거부당했다. 자기 길이 더 바쁘단다. 그래도 임금은 잔치를 연다. 그분은 당신 계획을 결코 바꾸시지 않는다. 그 잔치에 초대받은 이가 하찮은 이유로 거절을 해도, 끊임없이 줄곧 부르신다. 그러기에 그분께서 내민 초대장을 잘 보관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혼인 잔치,이방인,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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