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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운전과 신앙의 관계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9 조회수61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6일 - 운전과 신앙의 관계

 

저는 이번 성탄 전야미사를 제가 논문을 쓰고 있는 교수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다음날 내려왔습니다. 신부님은 피렌체 시골 한 본당을 맡고 계신데 로마에서 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이 여행이 바로 우리의 신앙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처음에 올라가면서 기름을 완전히 채웠습니다. 아마 운전이 삶과 같다면 기름을 채우는 것은 기도와 같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의 힘으로 사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연료를 가득히 채우니 무척 든든했습니다. 다시 고속도로로 나와 열심히 달리면서 느끼는 것은 연료를 가득히 채워도 액셀을 밟지 않으면 차는 달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도를 열심히 해서 그 안에 성령님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의지적으로 매 순간 사랑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기도도 다 필요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엑셀을 밟으며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리고 전후좌우를 살피듯이 실제로 구체적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나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피렌체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교수 신부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냐는 것입니다. 저는 네비게이션으로 찾아가고 있었기에 곧 도착한다고만 말씀드렸습니다. 현대문명을 잘 믿지 않으시는 교수님께서는 피렌체 도착하기 전 어떤 톨게이트에서 빠지면 당신께서 마중 나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무시하고 네비를 믿고 끝까지 갔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엄한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마 길을 잘못 입력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수님 본당은 워낙 시골이라 네비에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이름의 아주 다른 곳에 다다르게 된 것입니다.

저는 다시 전화로 교수님과 약속을 하고 고속도로로 다시 들어가 만나기로 한 톨게이트로 향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아가는 길의 고속도로는 꽉 막혀 종종걸음을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교수님이 기다리시는 곳으로 갔고 교수님은 큰 인내심으로 그 곳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내 자신만 너무 믿어 더 잘 알고 있는 분의 말을 믿지 않아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많이 기다리게 한 교수님께 미안했지만 교수님은 기쁘게 맞아주셨습니다.

신앙인의 삶이란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고집부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며 함께 가야 하는 것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함께 갔던 다른 신부와 신학적 토론을 꽤 깊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연료계를 보았더니 빨간불이 깜빡깜빡 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토론에만 열중하였던 것입니다. 앞으로 주유소는 이십 킬로 이상이 남았고 이것 가지고는 일, 이 킬로 가면 멈출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갓길에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으로 레커를 불러 비싼 돈을 지불하고 기름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계기판이 있습니다. 기쁘지 않고 평화롭지 않고 사랑하기 힘들어진다면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계기판보다는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길에 멈춰서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적 위기는 큰 출혈을 요구하지만 또 동시에 잘 극복하면 좋은 교훈도 될 수 있습니다.

신학을 한다고 하면서도 사실 자신의 영은 말라가고 있을 수 있으니 꾸준한 기도로 나를 성찰하는 작업을 멈춰서는 안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안나 예언자는 평생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밤낮없이 기도와 단식으로 그리스도를 기다려오던 사람이었습니다. 꾸준한 기도로 순간순간 하느님께만 집중할 줄 알았기에 그리스도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규칙적인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치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어떤 기도의 형태든지 (미사, 성체조배, 복음묵상, 영적대화, 강의, 영적독서 등) 꾸준히 할 수 있는 자세가 영성에서 절대적으로 잘 중요함을 있습니다.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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