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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어 있는 자의 목소리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9 조회수543 추천수6 반대(0) 신고
 
 

깨어 있는 자의 목소리 - 윤경재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25-35)

 

 요사이 성공에 관한 책들이 크게 유행합니다. 그 내용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하라고 권합니다. 그래야 자기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크다고 합니다. 결국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처신하라는 처세술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깨어 있는 사람은 진실을 말해 줍니다. 그 진실이 가끔 상대방이 듣기 곤란한 내용일지라도 서슴지 않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그들은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눈길로 또는 온몸에 자신의 진심을 담아 그 뜻을 전해 줍니다. 그래서 깨어 있는 사람의 목소리와 말 내용은 언제나 듣는 사람을 움직여 올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그들은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이 잘 되는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더욱 말에 힘이 실립니다.

  과연 정결례를 치르고자 성전에 들어온 갓난아이와 그 부모에게 덕담이 아니라 혹시라도 마음에 상처를 줄 만한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지닌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나 시메온은 오직 자신이 본 대로 말해 주었습니다. 그는 아무 거리낌이 없는 자유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진실을 보는 눈을 지닌 데는 어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관계를 좋게 맺으려 어떤 전제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동 심리학자 AS 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항상 보모의 곁에 맴도는 아이는 건강하지 못한 아이이다. 그 아이는 부모가 은연중에 어떤 조건화 속에서 길렀기 때문이다. 착한 일, 부모를 만족시키는 일을 해야 안전하고 그렇지 못하면 언제라도 징벌을 내릴 것이며 떠나버릴 것이라는 암시 속에서 길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에 확신을 갖게 되면 부모의 관심을 잊고 세상 사물을 탐구하는데 호기심을 쏟는다고 합니다. 건강한 아이들은 그 호기심을 통해서 놀이, 웃음, 일, 사람들과 사귐, 감각과 정신의 즐거움을 깨달아 간다고 합니다. 과정이 곧 그 즐거움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더 올바른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道는 途中에 있다.) 

 건강하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도 남에게 칭찬받고 주목받기 위해서 살아가며 그렇지 못하면 과도하게 불안해한다고 합니다. 자기 성숙을 위한 성공이 아니라 타인의 이목과 갈채를 이끄는 데만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숨겨진 고통을 외면하고자 또 다른 것에 매달립니다. 그들은 중독이 된 것입니다.

 시메온은 하느님의 사랑을 굳게 믿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하느님께서 구원하시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행동해야만 한다는 바리사이들처럼 남들에게 주목받고 우월하다는 자부심으로 조건화 되지 않았습니다. 조건화 된 사람은 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규정지은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메온은 아기 예수가 사람들에게 걸림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깨달은 것입니다. 그 예언 대로 사람들은 예수를 먹보요 술꾼이라며 비난하기도 했으며 십자가 수난을 어리석은 일이며 수치라고 손가락질 했습니다. 그러고는 참 생명과 자유를 주는 구원을 거부하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어떤 것이 진정한 고통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재된 고통을 외면하고 잠시 지나갈 만족감에 매달릴 것인지,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얻고자 껍질을 깨는 아픔을 견딜 것인지 그 선택은 언제나 주님이 아닌 우리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신약의 하느님은 아무것도 내세우지 않고 무조건적 사랑으로 기다리시는 분이시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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