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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74) 봄비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9 조회수577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leejeano)                  작성일             2004-02-22 오후 4:18:34

 

2004년2월22일 연중 제7주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없음 ㅡ사무엘 상26,2.7-9.12-13.22-23;고린토1서15,45-49;루가6,27-38ㅡ

 

        (74) 봄비

                  이순의

           

ㅡ용서ㅡ

추적추적 내린다 봄비가.

차가움이 살갗에 묻어난다 싫지 않게.

에이는 추위는 갔다 따뜻한 전령에게 쫓겨서.

바람이 오시고.

꽃이 오시고.

 

보슬보슬 내린다 봄비가.

촉촉함이 뿌리에 흐른다 보드랍게.

매서운 냉기가 녹는다 포근한 아지랑이에 쫓겨서.

해님이 오시고.

새싹이 오시고.

 

오시는 비를 바라본다.

하늘에서 내려오시는 비처럼 가릴 것 없이 고루 쏟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높은 것, 낮은 것, 깨끗한 것, 더러운 것, 좋은 것, 싫은 것, 예쁜 것, 추한 것....... 어느 것 하나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생명수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 아직 죄가 남아서 품고 있는 업보를 꺼낼 수 없으니....... 이 봄비에게 부탁하면 좀 씻어 주시려나? 무엇이 아까워 아직도 그 무거운 때를 품고 사느냐?

 

비가 오신다. 봄비가 오신다.

건조한 공기의 쾨쾨한 먼지를 씻고도 모자라 하루 또 하루를 비가 오신다. 이래저래 어서어서 세월 간 후에 세상 이치 떨어내버린 노인이 되고 싶으냐? 젊은 체면 소용없는 늙은 할망구의 치매쯤에나 헛소리 삼아 뱉어낼거나. 똥칠하는 노망으로 비웃어 볼까나. 정신 나간 망령으로 조롱해 볼까나.

 

비가 오시면 무얼 하나? 너 아직 창가에 서서 바라 볼 뿐인걸. 비는 창 밖에서 내리고 있다.

 

추적추적 내린다 봄비가.

차가움이 살갗에 묻어난다 싫지 않게.

에이는 추위는 갔다 따뜻한 전령에게 쫓겨서.

바람이 오시고.

꽃이 오시고.

 

보슬보슬 내린다 봄비가.

촉촉함이 뿌리에 흐른다 보드랍게.

매서운 냉기가 녹는다 포근한 아지랑이에 쫓겨서.

해님이 오시고.

새싹이 오시고.

 

ㅡ이제 내 말을 듣는 사람들아, 잘 들어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루가6,27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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