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들어는 봤나? 네 윷 한 모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6 조회수675 추천수7 반대(0) 신고
 늘 그런 것처럼 주말이 되면 머리도 몸도 부지런히 움직여 주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 주말은 설 명절을 맞아 교우들과 함께 나눌 음식도 하고 늘 하던 주보도 만들고 또 주일 학교 준비도 부지런히 하였습니다.
 
 구역의 다른 분들은 도넛 가게를 하시느라 주일 오전에도 바쁘십니다. 구역장님은 이번 주가 신부님 반찬을 해다 드리는 주라 수요일 그리고 주일날 반찬을 만드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겁도 없이 혼자서 하겠다고 큰 소리를 쳐 놓았기에 그 전날 오징어 열마리를 다듬고 도라지를 불리고 또 다른 야채를 준비해서 양념장과 함께 준비해 갔습니다. 저희 구역이 맡은 메뉴는 오징어 도라지 야채 무침이었습니다. 재료는 엄청나게 많이 준비하였지요. 남는 것은 괜찮지만 모자라는 것을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100분이 넘게 드실 걸 예상하고 많이 준비해 갔습니다.
 
 실도라지를 샀어야 하는데 손질이 안된 통도라지를 샀더니 하루 밤새도록 불렸는데도 부드럽지가 않았어요. 그래도 시간나는 대로 죽죽 찢어 가고 반이상은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 그냥 성당에 들고 갔더니 언니들이 모두 도와 주셔서 도라지를 자르고 또 소금에 박박 문질어 씻어 주셨어요.
 
 제가 살림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요리도 혼자서 인터넷 뒤져 가며 배운 것이 다인지라 도라지를 굵은 소금에 문질러 씻어야하는 건지도 몰랐어요. 항상 도라지 나물을 하면 쌉싸름해서 다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굴러 다니다 결국엔 버리곤 했지요.
 
 오늘 알았습니다. 도라지는 굵은 소금에 문질러 씻어야 한다는 것을…주부 11년차 맞나 모르겠어요. 매일 매일이 배움의 연속입니다. 저는 아마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 배워야 할 겁니다. 암튼 여러 교우들이 도와 주셔서 저희 구역이 맡은 반찬 준비를 어른 미사전에 끝냈습니다.
 
 주일 학교 교리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세배하는 법을 가르쳐서 어른 미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도 올렸습니다. 어설프게 절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지만 마음만은 순수 그 자체인 우리 아이들입니다.
 
 각 구역에서 한가지씩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윷판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래요. 저희 구역이 3-4위전까지 올라갔어요. 그리고 제가 연달아 윷 넷과 모 하나를 기록 했습니다. 물론 그 덕택에 저희 구역은 3등 하였구요. 3등까지만 상을 준다길래…
 
 처음에 주일학교 선생님 대표로 나갔을땐 공교롭게 저희 구역과 붙었는데 주일학교 선생님 팀이 게임도 안되게 졌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저희 구역 게임 하는데 참여해서는 이런 경이로운 기록을 냈습니다.
 
 주일 학교 다른 선생님이 우스겟소리로 뭐라 그럽니다. 주일 학교 팀에서는 잘 못하더니 자기 구역 팀에서는 잘한다 뭔가 이상하다 하십니다. 윷이 연달아 네 번 나오고 거기다 모까지 한 번 나오니 저는 또 깡총 깡총 뛰며 좋아 하였습니다. 올해는 만사 형통하며 아무래도 저의 해인 듯 합니다.
 
 멀리 떠나와 이곳에 살지만 교우들과 한마음으로 하루 앞당겨 따뜻한 설을 보내는 오늘이 참 좋습니다.
 
 하는 일마다 주님께서 도와 주실 것이란 믿음으로 기쁘게 한 해를 맞이합니다. 지는 해를 안으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서쪽  하늘 위에 저물어 가는 해가 유난히 크고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설날 잘 보내고 계시죠? 새해 새날 새로운 마음으로 주님과 새출발 하시는 날이시길 빕니다.
 
 오늘도 저의 수다를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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