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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6일 야곱의 우물- 루카 12, 35-40 묵상/ 생각지도 않은 때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6 조회수534 추천수5 반대(0) 신고
생각지도 않은 때에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루카 12,35-­40)
 
 
 
 
◆올해 유럽에서 개최된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차를 빌려 학회장으로 가는 길에 아미앵이라는 작은 도시에 들렀다. 그곳에는 1200년대에 지은 최고의 고딕양식 성당인 노트르담(성모)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짓는 데만 70년 정도 소요되었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성지이다. 또 광야에서 살며 회개와 세례로 예수님 오실 길을 예비한 세례자 요한의 두개골이 모셔져 있어 유명하다.

 
한때 이 유해는 이슬람 지배 아래 있다가 십자군 전쟁 때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헤로데 왕에게 직언을 하여 감옥생활을 하다가 헤로디아의 딸의 청에 의해 목이 잘려 순교하신 성인의 두개골을 보니 예수님께 세례를 베푼 바로 그 세례자 요한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가고 있는 이 신앙의 길이 성경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분명한 사건이었고 실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미국 연수 시절 귀국이 가까워 오면서 미루어 온 연구를 짧은 기간에 마무리하느라 밤늦게 귀가하는 길에 과속으로 경찰 단속에 걸린 적이 있다. 피곤해서 졸리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차를 몰다 100불이나 되는 벌금을 물게 되었다. 당시 IMF 시절 고환율이어서 1달러도 아껴가며 생활하던 시절에 100불 벌금은 큰돈이었고 내심 아까웠다. 그러나 내가 아낀다고 해도 어느 날 갑자기 사고가 나거나 병이 나면 생각지도 않은 큰돈이 들어갈 수도 있으며 심하면 장애가 생기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자동차 과속 벌금 사건은 나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더 큰 사고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때가 되기 전에 이런 작은 사건으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된 것이 주님의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랴. 미루다가 급하게 하지도 말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급하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급할 때 서두르면 더 큰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회개와 세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언제 어디서 그분을 만나더라도 나의 신앙생활이 정리·준비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분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오실 수도 있으므로.

이창걸(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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