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위대한 능력자가 소명을 저버리면-판관기66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5 조회수489 추천수1 반대(0) 신고

위대한 능력자가 소명을 저버리면-판관기66

 <생명의 말씀>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의 일이었다. 삼손은 밀 추수할 때가 되어 염소 새끼 한 마리를 가지고 아내를 찾아 가서 마누라 방에 들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장인이 앞을 막으며 말하였다. "나는 자네가 그 애를 몹시 미워할 줄 알았네. 그래서 자네 아내를 들러리섰던 사람에게 주어 버렸지. 그러나 자네 처제가 더 좋으니, 그 애를 언니 대신 받아 주지 않겠나?" "이번만은 너희 불레셋 사람들도 나에게 골탕을 먹는다고 해서 나를 탓하지는 못할 것이다." 삼손은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나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 꼬리를 서로 비끄러매고는 두 꼬리를 맨 사이에 준비해 두었던 홰를 하나씩 매달아 놓고 그 홰에 불을 붙인 다음 여우들을 불레셋 사람 곡식밭으로 내몰았다. 이렇게 하여 그는 곡식 가리뿐 아니라 베지 않은 곡식과 포도덩굴과 올리브나무까지 태워 버렸다. 불레셋 사람들은 누가 그 짓을 했는지 수소문을 하였다. 마침내 딤나 사람이 삼손에게 딸을 시집보냈다가 빼앗아서 들러리섰던 사람에게 주어 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 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불레셋 사람들은 그 여인이 사는 데로 올라 가서 그 일족을 모두 태워 죽였다. 그러자 삼손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가 이 따위 짓을 했는데, 내가 가만 둘 줄 아느냐? 너희에게 원수를 갚는지 안 갚는지 어디 두고 보아라." 삼손은 불레셋 사람들에게 덮쳐 들어 가 마구 잡아 죽이고는 에탐이라는 곳에 있는 동굴로 내려 가서 쉬고 있었다. (판관기 15:1-8)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수수께끼 사건 이후 삼손은 화가 나서 자기 집으로 가 있다가 욕정 때문이었는지 얼마후 갑자기 한 자리에 들겠다고 블레셋의 자기 아내를 찾아 옵니다. 장인이 이미 자기 딸을 다른 사람에게 시집 보낸 후였기 때문에 언니 대신 동생을 삼손에게 주겠다고 합니다. 이에 격분한 삼손이 자기가 가진 엄청난 능력을 블레셋 사람들 전체에 엄청난 분풀이를 한 것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압제자이자 적인 블레셋 사람들을 삼손이 하느님이 주신 엄청난 능력으로 마구 쳐부수고 무찌르는데 이상한 건 그 어디에도 하느님의 뜻과 계획이 없고 삼손 개인의 분노만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우를 삼백 마리나 잡아서 두 마리씩 그 꼬리를 엮어서 횃불을 매달았다는 것, 그리고 혈혈단신 혼자서 무슨 작전 계획도 없이 블레셋 사람의 무리에 뛰어들고 마구 죽일 수 있는 능력.. 이것은 평범한 보통 인간에게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힘입니다.

그런데 삼손은 이 힘을 대의(大義)를 위해 쓴 것이 아니라, 개인적 복수를 위해 썼습니다. 무언가 하느님의 뜻에 맞게 건설하는 데에 쓴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데에 썼습니다. 오로지 개인의 분풀이와 복수를 위해서 말입니다.

능력은 있고 성찰과 분별이 없는 사람, 아니 성찰과 분별을 아예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 바로 이 사람이 삼손인데 삼손의 이런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 안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삼손이 이 이야기는 두렵고 무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이 나에게만 주신 고유한 달란트와 소명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해 보고 성찰·분별하려 하지 않고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하고 인기 있다고 하는 것(돈이나 명예, 안정적 삶을 보장해 주는 것들)들에 휩쓸려 가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우리의 욕망을 좇고 또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분노하는 삼손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능력과 달란트는 반드시 그 사람을 자신만의 소명의 삶 즉 성소(聖召)로 인도합니다. 물론 그 과정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누구나 삼손처럼 자기 능력을 자기 욕망만을 위해서 탕진하게 되고, 그 사람이 세상에서 아무리 화려하게 살아간다 해도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로 죄만 쌓아가게 됩니다.

오직 삼손만이 삼손처럼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도 얼마든지 삼손처럼 살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 전체를 무차별로 죽이는 방식으로 개인적 분풀이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그 후폭풍이 이스라엘 백성 전체로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위대한 능력자가 소명을 버리고 방탕하게 살면 동시대의 사람들이 함께 고생하게 되고 시대가 어두워져 버립니다. 그 어두움을 계속 봐 나갑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