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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8 조회수953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월 18일 연중 제2주일 나해
 
 
 
 Jesus turned and saw them following him and said to them,
“What are you looking for?”
They said to him, “Rabbi” — which translated means Teacher —,
“where are you staying?”
He said to them, “Come, and you will see.”
So they went and saw where Jesus was staying,
and they stayed with him that day.
It was about four in the afternoon.
(Jn.38-39)
 
 
제1독서 사무엘 상 3,3ㄴ-10.19
제2독서 코린토 1서 6,13ㄷ-15ㄱ.17-20
복음 요한 1,35-42
 
 
제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어떤 신자 분으로부터 며칠 전에 쪽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서울 혜화동 성당에 다니신다는 본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새벽 묵상 글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담긴 쪽지였습니다. 서울 혜화동성당이라는 단어가 무척 반갑더군요. 왜냐하면 제 모교인 서울 가톨릭대학교 바로 옆의 성당이 혜화동 성당이거든요. 그런데 문득 그 성당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학교 바로 옆에 있었어도 단 한 번도 성당 안이나 성체조배실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입니다. 단지 신학교에서 나오거나 들어갈 때의 통로 역할로 이용했을 뿐이었지요.

사실 가까이 있는 곳에 가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제가 신학교 1학년 때 제 방 창문으로 밖을 보면 남산타워가 보입니다. 특히 밤에 보면 남산타워의 멋진 조명을 볼 수가 있지요. 그래서 처음 맞이할 여름방학 때에는 꼭 남산타워에 올라가 보겠다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보지 못한 곳이 바로 남산타워입니다.

가까이 있는 곳이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가까이 있으니까 언젠가는 갈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 안일함이 오히려 절대로 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차원에서 인간들 사이의 관계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더 소홀한 우리들입니다. 왜냐하면 가까이 있으니 언젠가는 그에게 특별한 배려와 사랑을 줄 것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생각이 하루 빨리 실천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해서 미뤄지기 때문에 관계가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사랑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 하느님께서 바로 내 옆에 있는 이웃 안에서 눈물 흘리면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지요?

오늘 복음에서 두 명의 제자가 예수님을 따라가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찾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이에 그들은 동문서답 식으로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라고 다시 묻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예수님의 거처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생활에 동참하겠다는 열망, 예수님 곁에 늘 함께 있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와서 보아라.”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라는 부르심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과연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이지요. 하지만 이 사랑은 추상적인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즉, 말로만 외치는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 아마 ‘나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나눔을 거창한 곳에서만 찾습니다. 자기 전 재산을 나누는 것? 자기가 정말로 아끼는 것을 나누어주는 것? 이런 것만이 나눔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나눔을 도저히 실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니 실천해야 할 나눔도 너무나 많습니다.

힘들게 계단을 내려가시는 어르신의 손을 잡아드리는 일, 뒤따라오는 사람을 위해 열린 문을 붙잡아 주는 일, 내 앞으로 끼어들려는 차에게 선뜻 차로를 양보하는 것, 마주치는 사람에게 밝은 미소를 보내는 일, 엘리베이터 단추를 눌러 뒤에 있는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것 등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나눔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와서 보아라.”는 말씀을 다시금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만약 와서 볼 수가 없으면 그러한 말씀을 하실 수 없겠지요. 너무나도 쉽게 당신의 사랑을 볼 수 있기에 예수님께서는 자신 있게 와서 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 삶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사랑들. 그 사랑을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우리가 남이라고 말하는 이웃은 나와 무관한 타인이 아니라, 또 다른 나 자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제2독서에도 나오듯이 우리 각자는 그리스도의 지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무엘이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주님의 말씀을 적극적으로 듣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 모습이 “와서 보아라.”고 하시는 주님 말씀에 동참하는 참된 제자가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말에 의해서 평가받게 된다. 말 한마디 하나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놓는 것과 같은 것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람 다스’의 생활 규칙

- 하루에 한 시간은 조용히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라.

- 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라.

-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잠들지 말고, 조용히 명상을 하다가 잠들도록 하라.

- 간소하게 먹고 간편하게 입으라.

- 사람들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일찍 헤어지고 자연과 가까이 하라.

- 텔레비전과 신문을 무조건 멀리하라.

-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하라. 그러나 그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라.

- 풀과 벌레들처럼 언젠가 우리도 죽을 것이다. 삶다운 삶을 살아야 죽음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Tom Barabas & Dean Evenson - High Flying
 
I believe in us - Amy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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