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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당신을 닮은 사람을 사랑합니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2 조회수560 추천수4 반대(0) 신고

 아이들을 재우다 함께 잠이 들어 버렸다. 일찍 잔 덕분에 또 일찍 깨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본다.

 사람을 만나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하느님을 만나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행복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오늘 내가 만난 사람들과 그들과 내가 나누었던 사랑을 돌이켜 보니 그렇다.

 나는 내가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조금은 안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기 시작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어떤 값비싼 물질을 가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하느님을 직접 만나고 사랑하고 싶은 욕망을 사람으로 대체하여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느님이 사람이고 사람이 하느님이라는 생각을 하면 내가 사랑해야 하는 대상은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가 보고 만나는 모든 사람인 것이다. 이것 또한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하느님과도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내가 살아 있지 않은 것 같다. 한동안 깜깜한 지옥과도 같은 기분을 경험한 적도 있다. 스스로 그리고 외부 환경의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고립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내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슬픔이 밀려 왔었다.

 지금은 그 슬픔 또한 큰 기쁨으로 바뀌었고 더 큰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하느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랑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일단 만나면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물론이고 내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걸려온 조안의 전화로 예정에 없었던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소극적인 성격의 친구여서 외롭지 않을까 마음이 쓰이는 친구다. 지난 주에 생일이 지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집에 있던 작은 화분 하나와 생일 카드를 써서 건네었다.

 작은 선물이었는데도 많이 좋아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기분이 좋아졌다. 밥을 먹고 그 친구의 집에 가서 정원에 심어 놓은 꽃과 나무를 둘러 보았다. 나도 봄이 되면 여러가지 꽃과 나무를 심을 예정이라 미리 조언을 구할겸 정원 가꾸는 일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아주 깔끔하고 이쁘게 가꾸어진 정원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장미 나무가 있고 베롱나무, 피칸 나무 외에 나즈막한 나무들과 꽃들이 있었다. 특별히 장미의 종류와 키우는 방법에 관해 자세히 물어 보았다.

 정원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이르게 핀 노란 쟈스민을 발견하였다. 노란 꽃의 진한 향기가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 나처럼 쟈스민 꽃의 향기에 취해 코를 박은 샛노란 나비를 발견하고는 둘이서 아이처럼 감탄사를 연발하며 좋아하였다.

 사랑은 이렇게 조금만 마음을 열고 다가 서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소극적인 마음이 되고 혹은 사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앞서면 사랑을 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것 같다.

 매일 아이들 방과 후에 만나는 최근에 이곳으로 이사 오신 글라라 언니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는 재미가 좋다. 차가 한 대라 아빠가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날에는 언니가 걸어 와서 아이를 픽업해야 하는 수고가 있다. 만삭의 몸으로 오늘같이 더운 날에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차를 태워 주었다. 커피도 한잔 얻어 마셨다. 얘기를 하며 그 언니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하느님의 축복속에 사는 지를 다시금 확인하였다.  

 남편이 요즘 바빠서 수요일 저녁 미사는 아이들과 함께 다녀 왔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때 나는 나의 오른 손과 왼 손이 모두 다른이들과 잡혀야지만 좋아하므로 손을 잡기 위해 성큼 성큼 가운데 통로로 다가 가니 통로 반대편에 계신 분도 내게로 다가와 손을 잡아 주신다. 그래서 함께 손을 잡고 드리는 주님의 기도는 더 은혜로웠다.

 사랑은 아주 작은 용기 있는 행동으로 전해 질 수 있다. 작은 관심을 표현하는 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일이다. 내가 작은 사랑을 행하면 그 사랑이 더 큰 사랑을 이루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가져다 준다.

 사랑의 본질은 커서 사방으로 번져야만 사랑은 살아 숨쉰다. 사랑을 틀속에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확산되도록 우리 신앙인은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주님이 우리를 도구로 쓰시는 일이다.

 글이 두서없이 길어졌지만 이렇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매일 제 곁에 보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 드린다. 물론 나의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나의 가족들을 사랑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가족뿐만 아니라 이렇게도 좋은 사람을 매일 만나게 해 주시고 사랑하게 해 주시는 아버지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랑이 당신을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당신 사랑을 완성해 주시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을 그리며 당신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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